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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9~20일 이틀 동안 경주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JECKU)에 참석한 각국 조선소 대표들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
세계 주요 조선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선산업의 과잉공급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20일 경북 현대호텔경주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JECKU)’ 기조연설에서 “세계경제의 저성장은 조선업황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에도 유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해양발주 수요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는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미국 5개 지역의 조선기업 CEO 등이 모여 조선업황을 논의하며 친목을 다지는 연례행사로 올해는 한국에서 19~20일 이틀 동안 열렸다.
박 사장은 “올해 1~9월 글로벌 발주량은 866만CGT(가치환산톤수)로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70% 이상 감소했고 신조선가도 15%가량 하락했다”며 “파리기후협약, 황배출 규제, 선박평형수 처리협약 등 환경과 관련한 국제규정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기업 CEO들은 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노력을 설명하면서 전 세계 조선기업들이 생산능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시게루 가와사키중공업 대표는 “최근 수년 동안 해양운송 물량의 증가량보다 훨씬 많은 선박이 건조됐으며 이런 과잉공급이 시장회복을 늦추고 있다”며 “아직도 선박수요보다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라야마 대표는 “일본도 과거 두차례 구조조정을 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며 “우리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수요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도 제한된 인력과 시설을 유지하며 조선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능력을 얼마나 유지할지는 각 조선기업들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글로벌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각 조선기업 대표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전망을 합리적으로 분석해 적절한 규모의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궈다청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장은 “선박발주 감소와 가격 하락, 선주사의 발주 취소 등으로 전 세계 조선산업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세계경제의 회복이 여전히 더딘 점을 고려하면 업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조선업은 이미 생산능력을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저가제품 중심의 사업구조와 부족한 연구개발 능력과 기술력, 빠르게 증가하는 인건비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과잉공급을 해결하고 연구개발 능력을 키워 고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