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광안3구역 재개발조합은 2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부산 수영구에 처음 들어서는 래미안이자 최고의 주거단지라는 의미를 더해 '래미안 수영 더퍼스트'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광안3구역은 그동안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합이 실시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래미안이 94%에 이르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데다가 삼성물산 또한 1, 2차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석하는 등 강력한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광안3구역 재개발 도시정비사업은 부산 수영구 광안동 539-1번지 일대에 7개 동 지하 4층~지상 35층, 1085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을 뼈대로 한다. 총공사비는 약 5112억 원으로 이는 삼성물산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의 1.2%에 해당한다.
삼성물산은 앞서 5월25일 잠원강변 리모델링 조합이 개최한 총회에서 시공사로 뽑히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행복으로 가득한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제공하겠단 의지를 담아 새로운 단지명으로 래미안 원펠리체를 제안했다. 4개 동, 지하 6층~지상 20층, 38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잠원강변 리모델링의 공사비는 모두 합쳐 2320억 원이다.
오세철 사장은 2021년 취임한 뒤 해외사업 전문가라는 명성대로 해외사업에 방점을 찍은 경영 행보를 보여 왔다. 다만 해외사업에 주력하는 행보 속에서도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역시 소홀히 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래미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단장하고 기존의 한자 표기(來美安)을 영문 표기 ‘RAEMIAN’으로 바꾼 것도 오 사장이 취임한 이후의 일이었다.
2023년 8월에는 수도·배관을 바깥벽으로 옮겨 욕실과 주방 위치까지 변경이 가능할 정도로 구조 변경의 자유를 부여한 미래형 주거모델인 ‘넥스트 홈’도 소개됐다.
삼성물산은 올해 4월18일에는 국내 최대 주택관리업체인 ‘우리관리’와 홈플랫폼 브랜드인 ‘홈닉’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택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음에도 래미안이 보유한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은 한국산업 브랜드 파워(K-BPI) 조사에서 23년째 아파트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래미안이 출범한 시점이 2000년인 점을 고려하면 출범 이후부터 계속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도시정비사업에서 3조 원 이상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1월27일 진행된 부산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원 총회에서 포스코이앤씨에 밀려 고배를 마시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어 2월에도 노량진1구역 입찰을 최종 포기하며 사업권을 포스코이앤씨에 넘기는 등 상반기 행보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 부산 수영구 광안3구역 재개발 조감도. <삼성물산>
이에 따라 6월25일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실제로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잠원강변과 광안3구역 2건으로 7432억 원에 그친다. 오세철 사장은 하반기를 앞두고 올해 도시정비 목표달성을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맬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현재 용산구 남영2구역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1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모두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영역 인근 1만7659㎡ 부지에 최고 35층, 공동주택 565가구,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 복합 청사 등이 들어서는 이번 사업의 규모는 모두 합쳐 7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이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면 목표의 절반 정도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은 시공사 선정을 위해 네덜란드 설계사와의 협업으로 커뮤니티 및 세대 평면에 특화 설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조합원 입주가 예정된 물량에는 용산공원 조망이 가능한 프라이빗 테라스도 적용한다.
이외에도 오피스 분양 리스크 축소, 조합원 분양 수입금 확대, 뛰어난 품질,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 진행 등을 삼성물산의 장점으로 내세우며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용산구 한남4구역, 강남구 압구정3구역,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 아파트 등의 재건축 단지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구 한남4구역 한남뉴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으로 51개 동, 지하 7층~지상 22층, 2331세대(공공 350세대·분양 1981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조성된다.
조합원 수가 1160여 명에 그치는 만큼 일반 분양 비중이 40%를 넘기에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서도 사업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남4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현대 1~7차, 현대 10차·13차·14차, 대림·현대빌라트 등을 묶어 재건축을 진행한다. 기존 3946가구를 5800가구 규모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희림건축 컨소시엄이 지난해 말 재건축 설계권을 따낸 데다가 올해 초에는 설계 용역까지 체결한 만큼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되는 등 재건축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에서도 맞부딪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곳은 이미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외에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건설한 바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정통성을 내세워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1975년 준공된 아파트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사업을 통한 4개 동, 지하 4층~지상 49층, 900여 세대 규모의 한강뷰 단지로의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신통기획 자문방식 1호 사업장으로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인허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용적률이 기존 205%에서 약 470%까지 높아지는 등 상당한 일반 분양 물량 확보가 기대돼 사업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의도 지역에서 재건축 사업장을 확보하지 못한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이 수주 준비에 돌입했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은 이미 올해 1월부터 대교아파트에 현수막을 내걸었다.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