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7-03 17: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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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3사 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는 늘고 신조선가는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조선가 상승에 더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또 원자재값, 인건비 등 비용 요인도 조선사들에게 유리하게 흐를 것으로 예상돼, 현재 수주한 물량을 건조하는 시점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3사의 상반기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수주목표를 넘길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많은 신규 수주실적을 거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은 상반기에만 수주액이 123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연간 수주목표 135억 달러의 91.5%를 이미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수주금액은 48억7천만 달러로 연간 목표치 97억 달러의 절반을 채웠다.
▲ 후판 및 인건비 등의 비용요인 등이 국내 조선사들에 유리하게 흐르며 신조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 HD현대중공업 >
한화오션은 상반기 수주액 55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24년부터 연간 수주목표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해 목표달성 수준을 파악할 수 없지만,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보다 17억3천만 달러 많은 것이다.
하반기에도 조선사들은 수주잔치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해 통항제한 사태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으며 컨테이너선 운임강세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연간 신조선 발주량을 8천만 GT(Gross Ton, 총톤수)으로 2024년 예상인도량 6700만 GT를 웃돌 것으로 지난달 19일 전망했다.
그는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는 이미 제한적인 조선사들의 잔여 슬롯을 소진함에 따라 잠재적 고객인 다른 선종의 선사로 하여금 발주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프랑스 선사 CMA-CGM으로부터 약 35억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18척 건조계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전달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달 안으로 건조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선사들 발주가 늘어나면서 신조선가도 역대 최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영국의 해운·조선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2024년 6월 마지막주 신조선가 지수는 187.23포인트를 기록했다. 2023년 6월보다 10% 상승했다.
수주물량과 신조선가 상승으로 국내 조선3사 건조시점 매출의 급상승이 예상된다. 여기에 후판 가격과 인건비 등 원가상승을 주도했던 압력이 진정되면서 수익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선박의 주요 원재료인 후판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산 후판보다 저렴한 중국산 후판이라는 대체제가 조선업계의 믿는 구석이다.
인건비 측면에선 외주가공비 상승압력이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주업체들의 인력규모도 올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수주한 물량이 건조될 때까지 인건비 상승은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수주 물량의 수익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비용 요인에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 조선사의 비용 요인 가운데 인건비는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한 조선소에서 근로자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신조선가가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2008년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으로 반영된 3~4년 후 조선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예상보다 낮아졌다"며 "조선3사의 2011년과 2012년 평균영업이익률은 8.4%, 6.4%로 수주당시 기대했던 12.8%, 13.2%보다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선가 상승과 이익 사이의 관계는 환율,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생산성 등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며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인건비”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