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는 한 상가건물 창문에 건설되고 있는 상업용 빌딩의 모습이 비쳐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상업용 건축물들이 건물 친환경 규제에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유럽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딥키(Deepki) 보고서를 인용해 좌초자산이 되고 있는 유럽내 상업용 부동산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좌초자산이란 수명이 끝나기 전에 더 이상 경제적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자산을 말한다.
유럽 부동산 기업 250곳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약 30%가 좌초자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딥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이들이 좌초자산이라고 지목한 건물들은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치가 크게 낮아진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이 지난해 발표하고 올해 3월 의회 승인을 받은 ‘건물 에너지 효율에 관한 지침(EPBD)’이 이런 분위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규제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비거주용 건물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가장 낮은 건물 16%를 재건축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축물일수록 가치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유럽 대형 은행들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대출 조건도 보다 까다롭게 설정하고 있다.
빈센트 브라이언트 딥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최근 은행들이 친환경 규제에 부합하지 않는 건물 소유주들을 상대로 대출 금리를 상향하는 것도 종종 보인다”며 “은행들이 건물 에너지 규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건물의 탄소 배출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탄소위험 부동산모니터(CRREM) 등 플랫폼을 향한 의존도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들은 CRREM에 등록하지 않은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금리를 올려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트 최고경영자는 “매일 같이 건물 에너지 효율 문제 때문에 자산을 팔 때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고객들이 생긴다”며 “건물이 좌초자산화됐다는 사실이 이제는 유럽에서는 공실률, 건물 연식, 위치 등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