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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등 소주’에서 묻어나오는 자신감, 하이트진로 이제 세계 대중화에 명운 건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6-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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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등 소주’에서 묻어나오는 자신감, 하이트진로 이제 세계 대중화에 명운 건다
▲ 9일  베트남 하노이 모벤픽호텔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글로벌비전 2030 선포식’에서 황정호 해외사업총괄 전무가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노이(베트남)=비즈니스포스트] 100년 기업.

기업인이라면 회사를 세울 때 다들 한 번씩 100년 기업을 꿈꿨을지 모른다. 하지만 국내에서 100년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100년 이상 된 기업은 11개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10대 대기업들도 아직 창립 100주년이 안 됐다.

하지만 올해 식음료업계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은 기업이 나왔다. 하이트진로 얘기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남포시 용강군에서 진천양조상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식음료업계 상장사 가운데 100년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하이트진로가 처음이다.

9일 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베트남 하노이 모벤픽호텔에서 ‘글로벌비전 2030’ 선포식을 열었다.

하이트진로의 글로벌비전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그동안 벼린 ‘진로’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새겨 가장 대중적인 술로 만드는 것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을 대신해 비전선포식 발표를 맡은 황정호 해외사업총괄 전무는 8년 전 ‘소주의 세계화’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을 때를 떠올렸다.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했던 것도 바로 베트남 하노이다.

황 해외사업총괄은 “2016년 소주의 세계화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어떤 분이 ‘그것은 불가능한 계획이다’고 했다”며 “그 때 제가 목숨 걸어보겠다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세계에 소주를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로’, ‘참이슬’ 등 브랜드가 아닌 소주 자체를 알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하이트진로가 자사 브랜드보다 소주라는 이름을 퍼뜨리는 데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뭘까.

황 해외사업총괄은 외국인들이 소주가 뭐냐라고 물었을 때 코리안 보드카라고 설명해야 빨리 이해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가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했던 이유다.

하이트진로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22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공식상품명칭에 소주가 등재됐다. 세계지식재산기구에 등재돼 있는 한국 고유명사는 한복, 김치, 불고기, 비빔밥, 된장, 고추장, 소주, 막걸리, 김밥 등 9개 밖에 없다.

세계지식재산기구 공식상품명칭에 등재됐다는 것은 이제 소주라는 이름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가 2022년 발표한 따르면 외국인에게 소주 상표를 보여주고 이것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10명 가운데 9명이 소주를 안다고 대답했다.

하이트진로가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현지인들이 소주를 마시는 비율은 각각 필리핀 18%, 인도네시아 10%, 영국이 16%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필리핀 79.4%, 캄보디아 92.6%, 영국은 77%까지 증가했다.

현지인들이 소주를 마시는 평균 비율은 2016년 23%에서 2022년 81%까지 뛰었다. 이제는 외국에서 소주를 마시는 사람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현지인들이 마신다는 얘기다.
 
[현장] ‘1등 소주’에서 묻어나오는 자신감, 하이트진로 이제 세계 대중화에 명운 건다
▲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에 하이트진로 소주들이 진열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소주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유명해졌다고 판단한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목표를 내세웠다. 하이트진로는 진로를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술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술이 뭐냐고 물으면 맥주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하이네켄, 버드와이저보다 진로가 먼저 떠오르게끔 만들려고 한다.

허투루 하는 말로는 들리지 않았다. 황 전무의 목소리에서는 소주업계 1위만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100년을 지나오면서 하이트진로가 처음으로 시도하고 해냈던 것들에서 오는 확신으로도 들렸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업계 최초로 많은 시도들을 해왔다.

우리나라 첫 광고음악은 1959년 진로소주 광고를 통해 등장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광고기도 하다. 1954년 신문 광고, 1958년 백화점 네온사인 광고 등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기업도 하이트진로다.

1970년대에는 주류업계 최초로 주류연구소를 짓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압도적 인지도를 내세워 진로의 대중화에 도전하기로 했다. 2022년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소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뭐냐는 질문에 63%가 진로라고 답변했다.

2016년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영국 등 8개에 불과했던 하이트진로 소주 전략 국가는 지난해 17개까지 늘었다. 진로를 내세워 공략할 수 있는 나라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86개 나라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소주를 판매하는 것이다.

해외를 공략하면서 가장 힘든 나라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한참을 생각한 황 해외사업총괄은 인도라고 대답했다.

황 해외사업총괄은 “인도는 지금까지 해온 방법으로는 공략이 힘들겠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어떤 새로운 방법으로 인도에 진출해야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8년 전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목숨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황 해외사업총괄은 이번에도 같은 각오다.

황 해외사업총괄은 “이제는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가 아닌 그냥 소주라고 소개하고 있다”며 “목숨을 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각오로 최선을 다해 전 세계 유흥시장을 넘어 진로의 대중화를 이뤄내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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