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르노코리아가 공개한 브랜드 홍보 영상에서 등장한 오로라1 추정 차량의 실루엣. <르노코리아 유튜브 채널 동영상 캡처> |
[비즈니스포스트] 오는 28일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르노코리아 등 4개 국산 브랜드와 BMW, 미니 등 2개 수입 브랜드 등 6개 완성차업체 브랜드가 시장 판도를 바꿀 신차를 최초로 내보낸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축소 개최됐던 직전 2022년 부산국제모터쇼에 5개 완성차업체 브랜드가 참가했던 것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올해는 낮은 가격대의 보급형 전기 신차가 잇따라 등장하는 등 자동차시장의 '격변'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자동차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모빌리티쇼에 참가한 완성차업체들은 각 브랜드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신차를 부산에서 최초 공개하며 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 준비에 나섰다.
극심한 내수 판매 부진을 겪어온 르노코리아는 4년 만의 신차 오로라1(프로젝트 이름)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2020년 소형 SUV XM3 출시 뒤 기나긴 신차 공백 속에서 2020년 10만 대에 육박했던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2만2천여 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 지리자동차 싱유에 L. <지리자동차 글로벌 홈페이지> |
르노코리아는 2022년 상반기부터 프랑스 르노그룹, 중국 지리그룹과 함께 중형 SUV 하이브리드 신차 오로라1을 개발해왔다.
오로라1의 구체적 차량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지리그룹의 중형 SUV '싱유에 L'(수출명 몬자로) 플랫폼에 기반해 제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유에 L의 치수는 전장 4770mm, 전폭 1895mm, 전고 1689mm,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 2845mm다. 기아 쏘렌토와 비교해 전장은 45mm 짧고, 전고는 11mm 낮지만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는 전폭은 거의 같고, 휠베이스는 30mm 더 길다.
오로라1에는 르노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볼보와 지리차의 준중형 및 중형 차량에 쓰였던 CMA 플랫폼이 적용된다.
이제 부산모빌리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오로라1의 디자인에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공개한 브랜드 홍보영상에서 오로라1으로 추정되는 차량 헤드램프가 싱유에 L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공개되면서 전체 디자인 역시 싱유에 L과 유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르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오로라1이 그릴과 인테리어 등 곳곳에 프랑스 르노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싱유에 L과 차별화한 모습으로 출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로라1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 SUV 차급인 데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세닉 E-테크 일렉트릭'. <르노코리아> |
내년 국내에 출시되는 프랑스 르노의 준중형 전기 SUV '세닉 E-테크 일렉트릭'도 부산모빌리티쇼에 모습을 보인다.
이 차는 지난 2월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최고상인 '2024 올해의 차'를 수상한 차량으로 유럽(WLTP)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625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감소)'을 맞은 가운데 접근성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이끌 전기차 신차를 중심으로 부스를 꾸린다.
현대차는 부산모빌리티에서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처음 선보인다.
앞서 최근 공개된 캐스퍼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를 보면 전면부에 기존 내연기관 모델 달리 픽셀 그래픽을 입힌 턴시그널과 면발광 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후면부 테일램프와 브레이크등에도 픽셀 디자인을 적용해 통일감을 줬다.
▲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세닉 E-테크 일렉트릭'. <르노코리아> |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전장을 25cm 늘리고,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다. 이에 따라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아의 경형 전기차 레이 EV(205km)보다 110km나 늘어난 315km에 달한다.
레이 EV는 국내 전기차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도 올해 1~5월 국내에서 4936대가 팔려 기아 전기차 제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경형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1회충전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린 코나 일렉트릭을 앞세워 전기차 판매 볼륨 확대를 노린다.
캐스퍼 일렉트릭처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현대차의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부산모빌리티쇼 전시 차량은 현재 조정중으로 조만간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가 같은 날 공개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아이오닉9(가칭) 전시 여부와 관련해 확정적으로 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9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동영상 캡처> |
아이오닉9은 작년 6월 기아가 출시한 EV9과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EV9은 99.8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501km를 갈 수 있다. 다만 아이오닉9은 기아 EV9보다 1년 가량 늦게 출시되는 만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는 등 상품성을 한층 개선할 것으로 관측된다.
출시를 앞두고 곳곳에서 포착된 아이오닉9 위장막 테스트카를 바탕으로 제작된 디자인예상도를 보면 디자인 측면에선 각진 형태의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과 달리 둥근 유선형의 차체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EV, ST1 등 전기차 전시와 직접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 등을 꾸리고 관람객을 맞는다.
기아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7월 출시를 앞둔 소형 전기 SUV EV3를 일반 대중에 최초로 공개한다.
EV3는 기존 국내에 판매되던 파생형 소형 전기 SUV 기아 니로 EV·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달리 현대차그룹 E-GMP 플랫폼에 기반한 전용전기차 모델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1km로 니로 EV보다 100km 가량 크게 늘었지만 니로 EV와 비교해 1천만 원 가까이 싼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3를 시작으로 2025년 초까지 준중형 세단 전기차 EV4, 준중형 SUV 전기차 EV5 등 가격 낮춘 보급형 전기차를 잇따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아는 이번 모터쇼에서 EV4 콘셉트카와 앞서 중국에 출시한 EV5도 전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기아는 EV6, EV9 등 전기차 라인업 전시와 함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관련 별개의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의 콘셉트카 '네오룬'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제네시스 초대형 전기 SUV '네오룬' 콘셉트. <현대차> |
현대차는 현재 건설중인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내년 말부터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 양산에 들어간다.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네오룬을 보면 차량 앞뒷 문(도어) 사이를 연결하는 B필러가 없고,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보며 열리는 'B필러리스 코치도어'가 적용됐다. B필러리스 코치도어는 전통적 차량 구조와 비교해 한층 개방적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유일한 수입차 참가 완성차업체인 BMW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고성능 중형 쿠페 M4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준중형 전기 SUV iX2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이밖에 고성능 미니 모델 '뉴 미니 컨트리맨 JCW'와 순수전기차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를 포함해 모두 18가지 모델을 전시하고, BMW와 미니, BMW 모토라드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청사진을 제시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