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포스트는 12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와 함께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온다, 순환경제를 준비하라’는 주제로 ‘2024 기후경쟁력포럼’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패널토론을 맡은 기업 참석자들 모습. (왼쪽부터) 양경모 삼성전자 글로벌 EHS센터 순환경제연구소 랩장, 홍성민 LG전자 ESG실장, 김용 LG화학 리사이클 전략팀장,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문상권 CJ제일제당 바이오 BMS사업운영담당 부장,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연구소장,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 나가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국제적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과 활용, 사후처리 전주기에 걸쳐 규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새로운 흐름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 상황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와 함께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온다, 순환경제를 준비하라’는 주제로 ‘2024 기후경쟁력포럼’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12일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산업 전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소재인 플라스틱을 재활용, 재사용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생산과 소비모델인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계 각층이 머리를 맞댔다.
첫 기업사례 발제자로 나선 양경모 삼성전자 글로벌 EHS센터 순환경제연구소 랩장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제품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환경경영체계 구축 △제품의 저탄소·친환경 혁신 △조직 전반의 협력 △공급망 협력확대 등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그는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재활용할 플라스틱을 가장 처음 추출하는 단계에 방점을 두고 제품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재활용 산업 활성화가 순환 경제 구현의 핵심”이라며 “폐기물 선별과 전처리 과정에서 대부분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 과정을 자동화하고 고도화된 추출 기술을 상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홍성민 LG전자 ESG실장은 LG전자의 순환경제 전략의 핵심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대체할 수 없으면 재활용하는 것을 제2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결론적으로 기업들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략방향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원천적으로 줄인다는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면서도 "기술적 연구개발(R&D)을 통해 그 결론을 구현하는 과정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만드는 생산물은 약 50%가 플라스틱이고, 나머지 50% 정도가 금속이다. 금속은 재활용하기 쉬운 원료인 만큼 나머지 50%의 플라스틱 처리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순환경제 달성의 주요 과제이고, 이것이 앞으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LG전자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로 대체하는 펄프모델을 개발하고, 외관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내부는 재생소재를 활용하는 이중소재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 비즈니스포스트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24 기후경쟁력포럼: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온다, 순환경제를 준비하라'에 참석한 청중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김용 LG화학 리사이클 전략팀장은 "기존에는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라든지 화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된 전기로 제품을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원유가 아닌 바이오 소재에 기반한 나프타로 중간체 원료를 만들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채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원료화하는 원대한 구상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LG화학은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얻은 젖산으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울러 생분해가 되는 최종 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나프타, 합성수지 등 플라스틱 원료를 대량 생산하며, 세계적 공급과잉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던 국내 화학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플라스틱 국제규제가 도입되는 등 시장 환경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이 때, 새로운 플라스틱 대체 소재가 국내 화학 산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문상권 CJ제일제당 바이오 BMS사업운영담당 부장은 완벽하게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부장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분해되는 특성을 지닌 친환경 소재인 'PHA'를 소개했다. PHA는 CJ제일제당이 오랜 업력에 걸쳐 쌓은 미생물발효 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분해되면서 메탄가스를 회수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PHA는 일회용품과 음식 패키지, 애완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PHA를 앞세워 탄소중립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PHA는 자연에서 유래한 원료만 사용해 생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고, 미생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무조건 생분해가 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며 “더 많은 분야에 PHA를 적용해 순환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쌓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 시민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