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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유통 '선택과 집중'에 쏠리는 눈, 신세계그룹 커지는 성과 부담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6-07 1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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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10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유통 '선택과 집중'에 쏠리는 눈, 신세계그룹 커지는 성과 부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CJ그룹과 손잡은 이유는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쿠팡을 쫓아가기 위해 했던 시도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신세계그룹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을 좀 더 선명하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7일 유통업계에서는 CJ그룹과의 사업제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입지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업제휴를 통해 물류의 상당 부분을 CJ그룹에게 맡기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온라인 배송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SSG닷컴 자체 물류센터인 ‘네오(NEO)’ 4곳의 토지와 건물을 합한 장부가액만 1958억 원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네오 4개 가운데 3개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쿠팡과의 자체 물류 경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자체 물류센터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때도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았다. 장부가액으로만 2천억 원 정도를 투자했음에도 쿠팡과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쿠팡은 2021년 기준으로 물류센터 10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쿠팡 물류센터가 150개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네오를 CJ대한통운에 넘기기로 한 결정을 놓고 온라인 사업을 사실상 내려놓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국내 물류 서비스 1위 회사인 CJ대한통운에 맡겼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신세계그룹이 고객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배송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과 손잡았다는 얘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이마트 사업보고서를 통해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증설 등에 481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사실상 물류쪽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경쟁이 더 이상 쉽지 않은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고 그 자금을 신세계그룹이 3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살리는 쪽에 투자하겠다는 정 회장의 결단이 선 것으로 읽힌다.

CJ그룹과의 협업 시너지만 노린 결정이 아니라 물류 운영 비용을 아껴 다른 곳에 투자할 여력까지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10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유통 '선택과 집중'에 쏠리는 눈, 신세계그룹 커지는 성과 부담
▲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자체 물류센터인 ‘네오(NEO)’ 4곳 가운데 3곳을 4개 가운데 3개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신세계그룹>

정 회장이 물류 서비스를 CJ그룹에 맡기면서까지 집중하려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답은 직매입 경쟁력 강화일 가능성이 높다. 직매입 경쟁력은 신세계그룹의 정체성과 연결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통시장의 흐름이 온라인 채널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마트의 직매입 노하우 만큼은 유통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도 이마트에 밀려 국내에서 철수한 만큼 이마트가 가진 경쟁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제휴는 신세계그룹 차원의 경쟁력 키우기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정 회장에게도 중요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총수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성과가 아닌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의 지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결과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업계 1위 기업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세계·이마트와 네이버는 2021년 3월16일 사업제휴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커머스와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말로만 합의한 것이 아니다.

신세계·이마트와 네이버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까지 하면서 ‘혈맹’을 맺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눈에 띄는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사실상 협업이 끝난 상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네이버와 협업은 2022년 6월 라인 넥스트에서 진행한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투자한 것이 마지막이다.

정 회장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신세계유니버스’도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8일 론칭한 신세계그룹 통합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1주년을 맞았다. 온·오프라인 계열사들이 참여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가입자가 몇 명인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회장 직함을 달고 추진한 사업들과 회장으로서 결정한 판단들은 무게감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아직은 그룹 안팎에서 정 회장에 대한 믿음이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 시선을 지울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정 회장으로서는 신세계그룹 상황이 좋지 않은 때에 내린 경영 판단이기 때문에 이번 사업제휴가 반드시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매출 37조9578억 원, 영업이익 1조1753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8.8%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5%가 줄었다. 순이익은 2022년보다 11.5%가 줄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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