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경쟁력을 확보해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수요이탈을 방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갤럭시S7의 흥행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가늠해 보는 시험대도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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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17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소프트웨어 기능을 갤럭시S7 시리즈에 이식해 체감성능을 높이며 소비자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노트7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최소한의 전력을 소모해 시간과 알림, 단축기능 등을 화면에 표시하는 ‘올웨이즈온’ 기능을 탑재했다. 갤럭시S7 시리즈에서 시간만 표시할 수 있던 기능을 대폭 발전시켜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뒤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슬래시기어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최신 소프트웨어기술을 집약해 갤럭시노트7처럼 보이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판매량을 끌어올려 하반기 실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시리즈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신버전인 ‘누가’ 업데이트 일정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V20’과 구글 ‘픽셀’ 등이 누가를 기본탑재해 출시되는 만큼 업데이트가 뒤처지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업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UI)를 덧씌워 설치한다. 따라서 운영체제와 UI의 최적화 여부와 편의기능이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판가름한다.
LG전자 V20은 별도 액정화면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단축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의 픽셀 스마트폰은 자체개발한 음성기반 인터페이스가 적용돼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지 반년이 넘어 하드웨어에서 약점을 안은 갤럭시S7의 업데이트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경쟁작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가늠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차기작인 갤럭시S8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S8에 예정됐던 새 기능 추가를 앞당겨 갤럭시S7에 일찍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한 인공지능업체 ‘비브’의 기술을 활용해 자체개발한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갤럭시S8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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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올웨이즈온' 기능. |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결정한 뒤 상반기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생산량을 대폭 늘린 데다 새 색상 모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가 구매한 2백만 대 이상의 갤럭시노트7 환불이 진행되며 아이폰7 등 경쟁사 제품으로 수요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갤럭시S7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7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면 소비자 수요를 자극해 실적타격을 방어할 수 있다. 또 약점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스마트폰사업의 입지회복도 앞당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배터리 등 하드웨어 개선에 주력하다 결함 가능성을 높인 것이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소프트웨어 역량강화에 집중한다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