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S3’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어S3은 공개 직후 디자인과 성능개선으로 호평받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대규모 리콜과 환불을 실시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출시시기를 놓치게 됐다.
삼성전자가 기어S3에 애플 아이폰과 연동할 수 있는 강력한 호환성과 발전된 기능 등을 앞세워 웨어러블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어S3 출시임박 관측 유력
17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기어S3 시리즈를 이른 시일 안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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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출시행사에서 기어S3을 소개하고 있다. |
모바일펀 등 외국 일부 유통점은 기어S3 클래식과 프론티어 모델의 예약판매 페이지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40만 원 후반대로 이전작인 기어S2와 유사하다.
영국 종합일간지 데일리스타는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수난을 겪었지만 기어S3의 출시로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수많은 소비자가 기어S3의 새 기능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00명 정도를 대상으로 진행한 데일리스타의 온라인 설문조사결과 기어S3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91%에 이른다. 애플의 신제품 ‘애플워치2’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4%, 스마트워치 구매의사가 없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기어S3은 9월1일 출시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뒤 크게 호평받았다.
지난해 출시한 기어S2의 흥행에 주효했던 원형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을 최대 4일로 늘리고 방수기능을 강화하는 등 성능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해 마그네틱 단말기에서 곧바로 결제할 수 있고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 모두 연동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어S3의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시장의 초기 반응을 본 뒤 기어S3의 자체 판매량 전망치를 기어S2의 누적 판매량보다 60%정도 높은 5백만 대로 제시했다. 갤럭시노트7 예상 판매량의 4분의1이 넘는 수준이다.
기어S3이 고가 제품으로 수익성이 높은데다 시곗줄과 전용 앱 판매로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입은 실적타격을 일부 만회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9월2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에 대응해 대규모 글로벌 리콜을 실시한 뒤 사고가 계속 발생해 결국 단종을 결정하며 기어S3의 출시에 차질을 빚게 됐다.
출시 초반부터 흥행했던 갤럭시노트7에 힘입어 기어S3을 연달아 내놓으며 판매량에 도움을 받는 시너지효과를 노렸는데 이런 계획이 무산된 셈이다.
기어S3의 판매가 삼성전자의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8 출시때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외국 유통점의 예약판매가 시작되고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홍보에 나서는 것을 볼 때 늦어도 10월 안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0월9일 한글날을 맞아 기어S3의 순우리말 이름을 짓는 공모전을 개최했다. 또 기어S3에 탑재되는 자체개발 웨어러블 프로세서 ‘엑시노스7270’의 양산도 최근 공식발표했다.
◆ 웨어러블시장 선점 목표
기어S3의 흥행여부는 삼성전자가 성장기로에 놓인 글로벌 스마트워치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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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기어S3'시리즈(왼쪽)와 애플 '애플워치2'. |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시장에서 스마트워치 등 고가 웨어러블기기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샤오미의 2만 원대 ‘미밴드’ 등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업체들이 고가 스마트워치의 활용성 증명에 실패할 경우 시장확대 기회를 놓쳐 웨어러블 시장성장에 수혜를 입지 못할 공산이 크다.
애플이 9월 아이폰7과 동시공개한 신제품 ‘애플워치2’는 이전작과 변화가 거의 없어 시장에서 이렇다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성능을 대폭 개선한 기어S3에 눈길이 더 쏠리고 있다.
기어S3은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최초로 아이폰과 연동을 지원하는 만큼 애플워치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LG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업체의 스마트폰에도 연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스마트폰시장에서 신제품 판매효과를 볼 기회는 놓쳤지만 웨어러블시장에서 기어S3 출시로 주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로 삼성전자가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안전성에 타격을 받은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만회해야 한다는 점은 큰 과제로 남아있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 가운데 하나로 무리한 배터리용량 확대가 지목되는 상황에서 긴 배터리수명을 장점으로 앞세운 기어S3도 안전성에 대한 의혹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웨어러블기기의 경우 사용자가 몸에 착용하는 제품인만큼 안전성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기어S3을 판매하기 앞서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확실히 밝혀내고 기어S3의 안전성을 소비자에 설득하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에 따른 환불 등 후속조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기어S3의 출시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