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롱비치항 등 미국 주요항만에서도 물동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피해가 적지 않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각)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절차가 시작되면서 미국 롱비치항과 오클랜드항의 9월 수입 물동량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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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소유의 빈 컨너테이너가 2016년 9월23일 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인근 도로에 쌓여있다. <뉴시스> |
미국에서 두번째 규모의 롱비치항이 9월 취급한 수입 물동량은 28만2945 TEU로 지난해 9월보다 15% 감소했다. 이 수치는 2012년 이후 가장 적다.
수출 물동량 역시 12만383 TEU에 그쳐 지난해 9월보다 4.2% 줄었다.
롱비치항에 출입항하는 컨테이너선박 가운데 한진해운 컨테이너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이 12.3%나 차지하면서 롱비치항은 한진해운 물류사태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오클랜드항의 9월 수입 물동량도 7만307 TEU로 지난해 9월보다 4.2% 줄었다. 오클랜드항은 미국에서 10번째 규모의 항만으로 아시아 물류의 대표적인 거점항만으로 꼽힌다. 다만 수출 물동량은 지난해 9월보다 10% 정도 늘어난 7만356 TEU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진해운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가장 바쁜 시기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미국 항만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정보업체 판지바에 따르면 9월 미국의 해상 수입 물동량은 8월과 비교해 11.2% 줄었다. 그러나 한진해운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보다는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해운 선박이 하나둘씩 하역작업을 마치고 있지만 사태수습이 지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월스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한진해운은 미국 항만에서 컨테이너선박의 하역을 마친 뒤 돌아오는 배에 짐을 맡기는 화주를 구하지 못하자 현지에 컨테이너를 방치하면서 컨테이너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국내 주요항만의 물동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의 절반인 52만4481 TEU 이상이 이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피해규모는 선박료 76억5200만 원과 환적화물 이탈에 따른 피해산출액인 618억9100만 원을 더해 모두 695억43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