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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구조조정 논란 맥킨지 보고서는 전지전능한가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0-14 17: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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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컨설팅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가 내놓은 기업 컨설팅 보고서는 항상 성공했는가?

맥킨지는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전에 논란이 뜨겁다.

맥킨지가 과거 한국에서 컨실팅한 사례 가운데 만만찮은 후유증을 남긴 사례도 많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맥킨지의 조선업 구조조정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실효성과 신뢰성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면서 맥킨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 논란 맥킨지 보고서는 전지전능한가  
▲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맥킨지는 세계 최고의 컨설팅회사로 꼽힌다. 세계 상위기업과 정부, 각종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다. 미국 포춘이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3분의 2가량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맥킨지는 한국에서도 입사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맥킨지는 그동안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LG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수많은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성공한 것도 많지만 두고두고 언급되는 실패사례들도 적지 않다. LG전자와 두산그룹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유독 맥을 못추는 이유는 시장의 변화를 제때 읽지 못해 투자할 적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2000년대 후반 LG전자가 스마프폰사업에 뛰어들려 할 때 맥킨지가 ‘스마트폰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조언한 일은 유명하다.

LG전자는 당시 한창 잘 팔리던 피처폰에만 집중했고 스마트폰시장에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은 LG전자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열렸고 훨씬 더 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LG전자가 초코렛폰과 프라다폰 등 히트작을 연이어 만들었는데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에 투자하지 않고 기술보다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며 “이런 전략의 배경에 맥킨지 컨설팅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도 1996년 맥킨지로부터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컨설팅 보고서를 받았다. 

두산그룹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20년 동안 소비재 위주였던 사업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꿨다. 코카콜라, OB맥주, 처음처럼, 버거킹, KFC 등 소비재사업부를 매각한 뒤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밥캣(두산밥캣) 등을 잇달아 인수한다.

  조선업 구조조정 논란 맥킨지 보고서는 전지전능한가  
▲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그 결과 두산그룹 매출은 1996년 4조 원대에서 2008년 23조 원대로 12년 만에 5배나 늘었다.

두산그룹은 그 뒤 2006년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의 제임스 비모스키를 두산그룹 부회장에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두산그룹도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을 열며 소비재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물론 성공사례도 많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배경에도 맥킨지가 있다. 태양광사업은 한때 한화그룹의 애물단지였지만 지금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09년 태양광산업에 진출하기 전에 맥킨지에 타당성을 의뢰했다.

당시 보고서에 ‘한화가 그동안 석유화학에서 쌓아 온 경쟁력과 노하우가 바탕이 되면 태양광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 뒤 계속되는 적자에도 태양광사업에 투자를 늘렸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당당하고 있는 한화큐셀은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2010년 말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1년여 사이 완전히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5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올해 2분기에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49% 늘어나며 역대 최고 실적도 거뒀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사업을 이끌고 있는 점에서도 김 회장의 태양광산업에 대한 애착을 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오로지 컨설팅에 의존해서 이뤄지지는 않는다"면서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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