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노조 55년 만에 첫 파업 선언, "교섭 거부 배후는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2024-05-29 14: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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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후 55년 만에 첫 파업을 선언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2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순간부터 파업을 선언한다”며 “6월7일 연차를 쓰는 형태로 첫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파업을 선언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삼노 조합원은 현재 약 2만8천여 명 규모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파업은 투트랙으로 진행한다. 한 단계씩 밟아서 총 파업까지 가기 위해 진행할 것”이라며 “파업이 실패해도 노조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아직까지 소극적 파업이지만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 한) 앞으로 2호 지침, 3호 지침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전삼노 측은 영업이익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임금인상률을 1~2% 높이는 것이 아닌, 일한 만큼 공정하게 성과급을 지급해달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만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준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직원들에게는 조금도 더 나눠주기 싫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파업 단행이 삼성전자의 경영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질문에 이 부위원장은 “삼성전자는 10년 넘게 위기를 외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위기라고 해서 노동자가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지금 노조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는 경영 리스크라고 본다”며 “삼성전자 직원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해 사기가 떨어졌는데, 이 자체가 진짜 위기”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의도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러 차례 참여를 거부해온 특정 사측 인사 두 명을 노사 교섭에 참여시킨 사실을 문제 삼았다. 노조 측은 이들 사측 위원이 앞서 손 위원장을 에스컬레이터에서 밀치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삼성전자는 통상 직장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우선적으로 가해 추정자와 피해 추정자를 분리하는 조치를 취한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폭행 신고에도 교섭 자리에 문제 사측 위원 2명을 동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평화적으로 대화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세 차례나 평화 집회를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애초부터 지난 24일 서초 집회를 마지막 평화 집회로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