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AMD로부터 3나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28일 “삼성전자가 퀄컴에 이어 AMD에서 3나노 파운드리를 수주할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TSMC의 가동률이 거의 100%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객사들의 일부 물량 이원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가 AMD로부터 3나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5월24일 진행된 아이멕 테크놀로지 콘퍼런스(ITF) 2024에서 AMD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업이 암시됐다.
AMD가 전력 효율성과 성능 개선을 위해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렌지스터 구조를 채택하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GAA는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게이트의 통제력이 더 강화돼 전력을 적게 소모하고도 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누설전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3나노에서 GAA 구조를 사용하고 있으며 TSMC는 2나노부터 GAA 구조를 적용한다.
박 연구원은 “AMD가 3나노 제품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위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의 기술적 격차는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가동률과 기술 경쟁력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에서 제조된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의 성능이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년 1월에 출시된 엑시노스2400은 TSMC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와 비교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으며, 스트레스 테스트 등 일부 점수는 오히려 엑시노스가 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게다가 AMD,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은 파운드리 이원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AMD 3나노를 수주함으로써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면, 이는 실적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3나노, 2나노로 기술이 발전하는 절대적 시간이 길어질수록 후발주자가 앞 공정에서 따라잡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파운드리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질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