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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조설립 운동 전기차 넘어 반도체로 향한다, 삼성전자도 영향 촉각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5-27 1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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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조설립 운동 전기차 넘어 반도체로 향한다, 삼성전자도 영향 촉각 
▲ 4월15일 열렸던 반도체법 보조금 수혜 발표식을 앞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사옥.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자국 내에 반도체 제조공장 투자를 다수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노조 설립 움직임 또한 현지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노조를 주요 지지세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노조단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은 개별 기업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법(CHIPS Act)으로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대규모 보조금을 확보한 삼성전자 역시 이런한 노조 설립 움직임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신규 공장과 관련해 노조 설립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산업 및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는 노동자 70만 명을 대변하는 미국통신노동자조합(CWA)은 마이크론의 뉴욕주 신규 공장에서 노조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앞으로 20여 년 동안 뉴욕 반도체공장에 1250억 달러(약 170조5550억 원)를 투자해 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이를 위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61억 달러(약 8조3234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금에 힘입어 최대 9천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WA는 노조 설립을 통해 근로자 권익 등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확실한 세력을 키웠던 움직임과 유사한 흐름이 반도체 업계에서 재현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UAW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현대차 등을 겨냥해 노조를 조직하는 작업을 벌이는 일이 반도체 공장들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UAW는 2023년 9월 파업을 벌이며 ‘미국 자동차 빅3’로 불리는 GM과 포드 및 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임금 25%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 등 성과를 낸 뒤 이런 영향력을 다른 자동차기업들까지 확대하고 있다.

향후 2년 동안 4천만 달러(약 545억9400만 원)를 들여 노조가 없는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공장 14곳에 노조 조직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노조확산 움직임과 관련해 “처음은 전기차였으며 이제는 반도체 차례”라고 바라봤다.

전기차와 반도체 모두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을 통해 정책적으로 집중 육성하는 첨단 제조업 분야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미국 노조설립 운동 전기차 넘어 반도체로 향한다, 삼성전자도 영향 촉각 
▲ CWA 산하 언론노조원들이 5월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성격의 파업을 시행한 뒤 행진을 하고 있다. <미국통신노동자조합>
두 산업은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내세운 친노조 정책과 연결되기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에 열릴 대선에서도 노조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CWA는 바이든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 대가로 인텔, TSMC,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반도체법 보조금 수혜를 입은 기업에 노조를 결성할 때 정치권이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를 중요한 지지세력으로 업고 있는 만큼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상무부 또한 당초 반도체 지원법 지원 대상 기업을 결정하기 전부터 기업들의 노조 설립 여부를 보조금 평가에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미국에 신설되는 반도체 공장에서 노조와 관련한 변수가 커질 수 있고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인건비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기업이 바이든 정부의 지원 정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CWA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CWA가 2010년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혈액암 노동자 관련 사건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공개 캠페인을 벌였던 전력이 있는 만큼 현재 짓고 있는 테일러 공장에도 관련 안전 사항들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64억 달러(약 8조8527억 원)이 보조금에 힘입어 450억 달러(약 62조2453억 원)을 들어 테일저에 2개의 반도체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센터 및 패키징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루스 밀크맨 뉴욕 시립대(CUNY) 노동사회학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정부 보조금과 CWA의 정치적 역량을 고려하면 노조 측이 기업과 대등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열려있다”라며 “공장이 가동되면 노조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미국은 주별로 노조 관련한 법 적용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업체별로 노조 결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텍사스주는 노동권법(right-to-word), 즉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이 시행된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에서 이미 30년 전부터 반도체공장을 운영해 온 만큼 테일러 새 공장이 완공된 뒤에도 원만한 노사관계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지자체와 원활한 소통 및 협력을 통해 건설 허가 절차를 앞당기고 인력 확보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역 학교나 인력개발 기관 및 재향군인 단체와 협력해 필요한 미래 인력을 공급 및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의 노사관계가 긍정적으로 흐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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