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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③]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거두지 말자

배영 커리어케어 씨렌즈센터장 전무 young@careercare.co.kr 2024-05-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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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전쟁과 경기침체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인재를 통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주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핵심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와 공동으로 핵심인재 영입을 위한 개선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채용 과정을 발굴-면접-검증-보상-안착으로 나눠 총 5회에 걸쳐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살펴 보고 베테랑 헤드헌터들이 제시하는 해결방안을 싣는다.

<글 싣는 순서>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①] 헤드헌터를 인재 발굴의 전략적 파트너로 삼자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②] 면접관도 면접을 준비하자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③]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거두지 말자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④] 핵심인재 보상, 헤드헌터를 활용하자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⑤] 핵심인재의 조직 안착에 자원을 총동원하자 

[비즈니스포스트] 기업에서 ‘평판조회(Reference Check)’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일반화 돼있다. 

채용 과정에서 평판조회를 빼면 무언가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평판조회 의존도가 높아졌다. 대기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이 흐름에 적극 올라타고 있다.
 
[핵심인재 이렇게 뽑자③]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거두지 말자
▲ 배영 커리어케어 씨렌즈센터장 전무는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직접 평판조회를 하는 것보다 전담조직에 맡기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커리어케어>

필자가 이끌고 있는 ‘씨렌즈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평판조회 전담조직이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기업들로부터 이런저런 문의를 자주 받는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아무리 중요한 임직원을 뽑더라도 수백만 원의 비용을 들여 평판조회를 꼭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정말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유의미한 도구인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 하나 잘못 들이면 수억 원에서 수십 수백억 원, 아니 수천억 원의 손실을 볼 수도 있는데 평판조회로 후보자를 면밀히 검증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이고 가성비 좋은’ 검증 방식이 어디 있냐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비용을 아끼겠다고 인사담당자가 직접 평판조회를 하는 것은 객관성이나 검증의 깊이, 기업 노출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평판조회를 서류심사나 대면 면접과 달리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 컨설턴트가 진행해야 만족스러운 검증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평판조회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했다. 대부분 후보자가 채용과정에서 보여준 것에 걸맞은 직무 능력과 인성을 평판조회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가끔 ‘검증 없이 그냥 채용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은 사람도 만나게 된다. 요즘 흔한 말로 ‘빌런(Villain, 악당)’을 발견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웬만한 면접관들은 이런 ‘빌런’들은 한 시간짜리 면접으로 솎아낼 재간이 없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성과를 가로채 마치 자기가 한 것마냥 떠벌린다거나, 성적, 윤리적, 금전적 문제로 심각한 징계를 받았는데도 이를 숨긴다.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는 인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검증할 수 없다. 특히 사람을 많이 채용해 본 대기업은 이 리스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물론 중소중견기업의 상당수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거나 그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중소중견기업도 사람 하나 잘못 뽑아 골머리를 앓아 보면 채용과정에서 검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이렇게 채용의 위험과 검증의 중요성을 경험한 기업들은 가장 믿을 만하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평판조회를 꼭 거친다. 신입 공채가 사라지고 이직이 흠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력직 수시 채용이 보편화된 현재의 채용 트렌드를 감안하면 평판조회는 없어서는 안 될 검증절차다.

한 마디로 평판조회는 채용의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하고 가장 적합도 높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최고의 검증도구다. 면접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한 후보자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하는 한편, 입사 후 어떻게 조직에 적응해 성과를 낼지 예측할 수 있는 근거로 쓸 수 있다. 

또한 후보자의 경력 위조 사실이나 성과의 과대포장을 가려낼 수 있다. 면접에서 숨긴 비윤리적 이슈나 조직 내 갈등을 일으킨 사례도 밝혀낼 수 있다.

얼마 전 유려한 말솜씨와 좋은 경력으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연봉협상만을 남겨둔 후보자의 평판조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유달리 평판조회를 부담스러워하면서 사전동의서 제출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질질 끌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이 폐업 직전이어서 퇴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라 퇴사 사실이 소문날 것을 우려할 이유도 없었다. 결국 여러 날 시간을 끈 뒤 후보자가 제출한 조회처 명단에는 재수 학원 친구, 군대 동기 등 30대 후반의 과차장급 경력과는 동떨어진 인물들이 들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채용에 직결되는 대부분의 평판은 후보자가 제출한 명단이 아니라 씨렌즈센터가 임의로 찾은 비지정(Blind) 조회처로부터 수집해야 했다.

조회를 해보니 후보자는 자회사 근무 경력을 본사 근무로 속였고 주업무를 전략기획으로 포장했지만 대부분 경영관리 업무였다. 상사와 잦은 마찰로 사내에서는 쌈닭으로 잘 알려져 있었는데, ‘언변 하나는 대단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경험적으로 볼 때 면접 결과가 양호했음에도 평판조회를 꺼리는 후보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현 직장에서 핵심인재로 인정받고 있어 빠르고 조용하게 퇴사 절차를 밟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퇴사 사실이 알려지면 강한 회유와 잔류 압박이 들어올 것을 우려한다. 또 퇴사할 때 업무공백이 커 남은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 게 뻔한 데 이들에게 평판조회 부담까지 지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비밀을 담보할 수 있는 지정 조회처 숫자를 늘려 깊이 있게 인터뷰를 진행하면 의미 있는 평가를 모아낼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앞서 유려한 말솜씨로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보자와 같은 사람들이다. 지나치게 평판조회에 겁을 먹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후보자 중 평판 결과가 아무 이상 없이 매끄러웠던 사람은 많지 않다. 

문제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구직자 중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평판조회를 의뢰 받고 사전조사를 하며 인터뷰를 준비할 때마다 컨설턴트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인재를 채용할 때 검증과정의 마지막 문지기가 평판조회를 담당하는 컨설턴트’라는 강한 책임감이다. 

성실하게 조직 생활을 해온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평판조회를 겁낼 필요가 없다. 이들에게 평판조회는 면접에서 부족했던 점수를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평판조회를 ‘소리 없는 면접’이라거나 ‘제3의 면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영 커리어케어 씨렌즈센터장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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