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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5-21 16: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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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당신의 노후 계획은 안녕하십니까. 올해 한국사회는 퇴직연금을 도입한 지 20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퇴직연금이 퇴직 이후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퇴직연금'이 되기 위해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퇴직연금 선진국을 찾는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호주, 일본, 미국의 퇴직연금 장단점을 알아보고 국내 퇴직연금제도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 호주 글 싣는 순서
① ‘유어 퓨처, 유어 슈퍼’, 연 9%대 수익률로 '질 좋은 노후' 신뢰 쌓아
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③ 커스틴 사무엘스 FSC 정책이사 “치열한 퇴직연금 운용경쟁, 정부 2번 퇴짜 땐 시장 퇴출”
④ 크리스 브라이키 스탁스팟 CEO “퇴직연금 투자의 새 트렌드 ETF, 자산운용 다양화 계속된다”
⑤ 로스 클레어 ASFA 리서치부문 이사 “호주 은퇴자 30% 안락한 노후, DC형의 롤모델”
⑥ 연금 개혁은 계속된다, 퇴직연금협회 웨비나 “다음 과제는 성별 격차 해소”
⑦ “우리는 행운아! 은퇴생활도 햇살 쨍쨍",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 매튜 린든 호주산업형기금협회(SMC) 전략총괄대표는 17일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성공적 퇴직연금 시스템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기운용이라고 말했다. < SMC >
[시드니(호주)=비즈니스포스트] “퇴직연금 시스템이 잘 운영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 요소는 장기 운용이다.”

매튜 린든 호주산업형기금협회(SMC, Super Members Council) 전략총괄대표는 1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퇴직연금)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이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매튜 린든 대표는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에 몇 가지 성공요인이 있는데 핵심은 대부분의 근로자가 슈퍼 펀드에 가입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슈퍼 펀드들이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단기 자금으로 연금을 사용하지 않고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퇴직연금의 장기적 운용만이 ‘마법의(magical)’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 펀드들은 2023년 연간 평균 수익률 9%대를 보였고 10년, 20년, 30년 기준 장기 수익률은 7%대에 이른다.

SMC에 따르면 현재 은퇴를 앞둔 호주의 근로자들은 슈퍼애뉴에이션 계좌에 평균 3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 제도가 1992년 의무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0년, 40년 뒤 연금을 수령하게 될 현재의 젊은 세대는 더 ‘두둑한’ 은퇴자금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현재 18세 이상, 월 450호주달러 이상을 받는 근로자는 모두 의무적으로 슈퍼애뉴에이션에 가입해 연봉의 11%를 꼬박꼬박 적립하고 있다.

당장 2025년부터는 고용주의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이 12%로 지금보다 1%포인트 더 높아진다.

슈퍼애뉴에이션을 인출할 수 있는 최저 연령도 55세에서 65세까지 상향돼 왔다. 법에서 정해진 최저 인출연령이 되기 전 재직기간에는 원칙적으로 슈퍼애뉴에이션 중도인출이 금지된다.

경제적 곤란 등 중도인출 사유의 조건도 매우 엄격하다. 또 슈퍼애뉴에이션을 중도에 일시금으로 찾으면 소득세 과세 대상이 돼 전액의 20%가 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 호주 시드니 거리의 야외 테이블에서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호주는 한국과 달리 슈퍼애뉴에이션으로 집을 사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매튜 린든 대표는 “호주에서도 슈퍼 적립금으로 집을 살 수 있게 할 것인지는 떠오르는 논의 주제다”면서도 “다만 퇴직연금이 가장 좋은 수익률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장기 운용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주택 매매를 위한 중도인출 허용이) 탄탄한 정책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도인출을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여러 방어막을 만들어 놓은 셈인데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은 첫 직장에 취업한 때부터 30년, 40년 복리로 굴린 슈퍼애뉴에이션을 ‘정말’ 은퇴 뒤 노후 연금으로 수령한다.

매튜 린든 대표는 고령화사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슈퍼애뉴에이션의 은퇴자금 역할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매튜 린든 대표는 “호주도 고령자들이 많아지면서 노령연금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슈퍼애뉴에이션의 기여금 수준, 수익률 등을 더욱 높이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1992년 근로자의 가입과 고용주의 기여금 납부를 의무화한 확정기여(DC)형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을 확립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은 산업형, 기업형, 소매형, 공적, 소형 등 5개의 기금형 제도를 바탕이 으로 한다. 각 전문 기금 펀드들을 통해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SMC는 호주 산업형기금과 기업형기금, 공적기금으로 구성된 퇴직연금수탁자협회(AIST)와 13개 산업형기금이 모인 협회(ISA)가 연합해 2023년 10월 새롭게 출범한 조직이다.

현재 SMC 소속 슈퍼애뉴에이션 펀드 가입자는 1100만 명, 자산 규모는 1조5천억 호주달러(약 1361조 원)에 이른다.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총자산(3조7천억 호주달러)의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슈퍼애뉴에이션 관련 정책, 시장 등에 영향력이 크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호주②] 매튜 린든 SMC 전략총괄대표 "장기운용 시스템이 마법의 수익률 낸다"
▲ SMC에는 호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슈퍼애뉴에이션 펀드인 'AustralianSuper' 등이 소속돼 있다. < SMC 홈페이지 >
매튜 린든 대표는 인터뷰가 있던 5월 셋째 주 호주 연방정부의 2024년도 예산 발표 관련 세미나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성공사례로 꼽히는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시스템을 알고 싶다는 요청에 기꺼이 시간을 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룬 기금형 펀드들의 경쟁적 구도와 정부의 꾸준한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 상향 추진 등으로 각 개인의 재무지식이 뛰어나지 않아도, 슈퍼애뉴에이션 펀드들의 세부적 포트폴리오를 모르더라도 안정적 은퇴자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매튜 린든 대표는 “호주에서는 슈퍼애뉴에이션 가입 근로자 약 1700만 명 가운데 900만~1천만 명, 60%에 가까운 비중이 디폴트옵션에 가입돼 있는데 연간 수익률 7~8%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튜 린든 대표는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의 이점을 꼽으라면 매우 효율적이고 전문적 기금형 펀드들이 있어 스스로 슈퍼 운용에 관해 많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며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퇴직연금 운용에 관해 많은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미소를 보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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