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주 엔비디아의 실적발표가 이후 국내 증시에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호실적 기대감으로 앞서 상승한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는 이후 주가 방향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 현지시각으로 22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
21일 증권업계 리포트를 종합하면 엔비디아의 실적은 뉴욕증시 뿐 아니라 반도체주의 비중이 큰 국내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발표는 이번 주 그리고 향후 상당 기간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이벤트가 될 것이다”며 “국내증시 관련 기술적 지표들은 대부분 중립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만큼 큰 호재가 발생한다면 단기 반등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도 이날 장 시작 전 AI를 '오늘의 테마'로 꼽으며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앞두고 실적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AI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22일 장 마감 뒤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높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은 엔비디아의 호실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4월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 246억 달러, 영업순이익 127억 달러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2%, 529% 각각 급증하는 것이다.
실적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한 실적 호조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반도체주 중심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날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실제 앞서 2개 분기 동안 엔비디아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재료가 소멸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 내림세를 이끌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호실적에도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증시 하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도 엔비디아 실적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뉴욕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 주가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큰 폭의 깜짝실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실적 결과가 예상보다 못할 경우 AI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엔비디아 실적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한 번 상승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엔비디아와 반도체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SK하이닉스 주가는 고공행진하면서 역사적 고점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9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다시 8만 원을 내준 뒤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이후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삼성전자도 4월 초 고점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63%(500원) 내린 7만8400원, SK하이닉스 주가는 1.00%(1900원) 상승한 19만2천 원에 장을 마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