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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지지층 외연 확장 나서, '대선 잠룡' 존재감 서서히 드러낸다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5-14 13: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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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95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오세훈</a> 국민의힘 지지층 외연 확장 나서, '대선 잠룡' 존재감 서서히 드러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를 방문, 관계자로부터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22대 총선 참패 뒤 당내 낙선자를 만나고 야당과 회동을 추진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황우여 신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결집론’을 띄우는 것과 달리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연 확장론’을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이 국민의힘 지지층의 외연을 넓혀 보수진영의 중심으로 도약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들어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선 참패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관행과 달리 행정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당을 이끌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출장 중이던 오 시장은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책임 있는 위치에, 당의 중진으로서 오히려 당을 견인해야 될 입장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국회의원을 16대 국회 때 한 번 밖에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선출직으로 꼽히는 서울시장을 4번이나 맡아 당내에서는 ‘중진’이자 대선주자로 꼽힌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패배한 근본적 원인은 보수 정당 자체의 정체성이 한계가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당 정체성의 외연확장을 통해 평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 시장은 올해 초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서 보수정당이 인기가 없는 이유로 “양극화로 인한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며 보수 정부가 약자를 품어야만 해법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서도 “약자와의 동행은 다수자와 소수자가 서로 도와 더 안전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정신”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는 구멍(위험요소)이 있고 그런 구멍은 비장애인에게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훨씬 잘 느껴진다. 약자는 구멍을 찾고 첨단 기술로는 그 구멍을 메울 수 있다”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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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리버시티, 서울'을 조성하는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오 시장의 행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다른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들의 행보에 비해 확장성이 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많다. 또 대선 주자로서 본격적 활동을 펼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오 시장 입장에서 이미 4번이나 한 서울시장을 또 하기가 애매한 상황에서 정치인으로서 최종 목표는 대선밖에 없어 적극적이고 차별화한 움직임을 서서히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지난 4월19일 서울 동·북부 지역 낙선자 14명과 저녁 식사를 했고 같은달 22일에는 서울 서·남부 지역 낙선자들과 만찬을 했다.

오 시장은 낙선자와 만찬에서 ‘낙선자들과 함께 가겠다’ ‘나와 같이 가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오 시장이 서울시 내 당협위원장들과 조직에 대한 그립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서울 출마자 대부분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선된 당시부터 약 3년 이상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 오 시장과 가까운 관계로 여겨진다. 차기 대선 행보가 본격화하면 오 시장에게 힘이 될 여지가 크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총선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후보자들과 정책 협의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관례였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선거 운동 중에도 정책 협의나 사진 촬영이 필요한 후보자들은 오 시장이 응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과거 관행과 달리 지자체장임에도 적극적으로 당 문제에 나서는 데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정치적 존재감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가 유력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22대 총선 뒤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홍 시장과 대선에서 경선을 치를 확률이 높은 오 시장도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오 시장은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홍준표 대구시장에게도 오차범위 내에서 뒤져 있다.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6.3%의 지지를 받는데 머물렀다. 1위는 한 전 위원장이 21.3%에 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2.1%,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7.3%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4월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포인트다.

현재까지 오 시장은 눈에 띄는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지만 선거를 앞두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 시장이 21대 총선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한 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섰을 당시만 해도 ‘대세’였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경선에서 밀린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중도확장성을 내세워 벌어진 격차를 뒤집었고 결국 41.64%의 득표율로 나 전 의원(36.31%)을 누른 뒤 본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서 승리하며 18.32%포인트 격차로 압승을 거뒀다. 

오 시장은 1961년생으로 올해 63세다. 차기 대선이 열리는 2027년은 66세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국정감사를 비롯한 공식석상에서 오 시장은 대선 도전에 뜻이 있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 시장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힘주고 있을 뿐 아니라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속도를 높여 주택공급을 늘리는데 힘쓰고 있는 것도 행정가로서 치적을 쌓아 대권기반을 닦으려는 차원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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