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공주택 사전청약 제도가 폐지 절차를 밟는다.
당장 사전청약을 받고 올해 9~10월 본청약이 예정된 단지들의 일정도 최대 2년 정도 밀리면서 희망고문이라는 무용론을 피해가지 못하게 됐다.
▲ 공공 사전청약 제도가 도입된 뒤 34개월 만에 사실상 폐지 수준에 들어간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 홍보관 내부 모습. <연합뉴스> |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 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하고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청약 시행단지 관리방안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전청약 제도는 공공분양주택의 조기 공급을 위해 주택 착공 이후 시행하는 본청약보다 미리 청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도 도입 초기인 2021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사전청약을 시행한 단지들의 본청약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다만 사전청약 이후 문화재 발굴,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 발견, 기반시설 설치 지연 등 장애 요소가 발생하며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경기 군포대야미 A2(신혼희망타운)으로 15일 본청약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한국전력과 송전선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2027년 상반기로 일정이 밀렸다.
본청약 일정이 장기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이 늘고 있다.
국토부는 사전청약을 더 이상 시행하지 않고 신규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은 사전청약 업이 바로 본청약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사전청약 단지에서 본청약 지연에 따른 사전청약 당첨자의 주거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전청약 시행단지의 사업추진 일정을 조기에 통보해 사전청약 당첨자의 원활한 주거계획 수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토지주택공사는 본청약 1~2개월 전에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지연 여부를 안내했다. 앞으로는 지연 발생 시 예상 지연기간 및 사유 등을 투명하고 빠르게 안내해 사전청약 당첨자가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주거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토지주택공사는 올해 하반기 본청약이 예정된 사전청약 시행단지부터 사업추진 상황 및 지연 여부를 확인하고 이른 시일 안에 순차적으로 사업추진 일정을 개별 안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9~10월 본청약이 예정된 단지 가운데 7개 단지에서 사업지연이 확인됐다. 해당단지 당첨자에게는 5월 안에 사업추진 일정이 안내된다.
구체적으로는 남양주왕숙2(A1·A3·B2), 과천주암(C1·C2), 하남교산(A2), 구리갈매역세권(A1) 등이다.
토지주택공사는 본청약 지연으로 사전청약 당첨자의 주거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 주거부담을 완화하고 임시주거를 안내하는 지원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본청약이 6개월 이상 장기 지연되면 본청약 계약체결 때 계약금 비율을 일부 조정해 이를 잔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중도금 납부 횟수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지연 사업단지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혼가구 등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전세임대도 추천·안내한다.
국토부는 사업 단지별 추진 현황 및 장애요소를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전청약 사업 단지의 지연 여부 및 사유가 확인되면 장애요인을 조기에 제거할 수 있도록 국토부-토지주택공사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기간 단축방안을 마련해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기기간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전청약의 제도적 한계를 고려해 올해부터 사전청약 시행을 중단하고 기존 사전청약 사업 단지에서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이 지연되면 당첨자에게 사실을 미리 알려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