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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위기, 고동진 입지도 흔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0-10 15: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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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대규모 글로벌 리콜을 실시한 뒤에도 발화사고가 계속 발생해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완전히 단종하는 등 강도높은 조치를 내리고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 등에 책임을 묻는 등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갤럭시노트7 최대 위기 맞아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전면중단했다”며 “대규모 글로벌 리콜 이후 두번째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위기, 고동진 입지도 흔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삼성전자의 협력사 관계자들도 갤럭시노트7의 생산 잠정중단계획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공장과 베트남공장에서 모두 갤럭시노트7의 추가 생산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협의해 배터리 결함을 수정한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사고가 일어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사한 사고가 전 세계에서 10건 넘게 보고됐다.

리콜이 실시된 뒤 삼성전자가 다시 생산중단을 결정한 것을 볼 때 배터리 결함 외에 갤럭시노트7의 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추가적인 사고가 계속 발생하며 배터리 자체 결함이 원인이라는 삼성전자의 설명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처음부터 잘못된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리콜이 실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당국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뒤 향후 대응방법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이통사들은 이미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고 사실상 2차리콜을 시작했다.

AT&T와 T모바일은 공식 성명을 내고 “최근 발생한 발화사고에 대응해 갤럭시노트7을 다른 스마트폰으로 모두 교환해주기로 했다”며 “갤럭시노트7은 현재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이통사들은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삼성전자가 배터리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아직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데 불만을 보이고 있다.

스프린트는 “소비자들이 새 제품으로 교환받은 갤럭시노트7을 사용해도 안전한지 아직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자체적으로 제품을 수거해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사고위험이 없다고 밝힌 갤럭시노트7 새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리콜을 승인한 만큼 추가적인 결함이 발견되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한국정부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받은 갤럭시노트7에 발화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정부기관에 우선적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갤럭시노트7에 추가적인 결함이 발견되면 삼성전자가 다시 리콜을 실시한 뒤 판매를 이어가기보다 더욱 강도높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뒤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의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두번째 리콜을 실시하기보다 완전히 단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 향후 대응책은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품질경영’을 중요한 경영방침으로 삼고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최대 장점으로 앞세웠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발화사고가 계속 일어나며 이런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화상 등 인명피해 사례가 전 세계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위기, 고동진 입지도 흔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이전에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을 때와 같이 연말인사에서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에 책임을 물어 대규모 문책성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

2009년 한국의 한 가정에서 삼성전자 냉장고가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지자 삼성전자는 해당 모델 21만 대를 전부 리콜했다. 당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았던 최진균 전 사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런 사례에 비춰볼 때 올해 무선사업부장에 오른 고동진 사장도 갤럭시노트7에서 추가적인 결함이 발견될 경우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 사장은 9월2일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을 발표할 때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나서 “소비자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에 공급한 배터리에 결함이 발견되자 일부 임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비슷한 조치가 내려질 공산이 크다.

삼성그룹은 공을 세운 인사에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고 실책에 대해 엄중히 문책하는 ‘신상필벌’을 기본 방침으로 두고 인사이동을 진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등기이사에 오르는 동시에 대규모 인사개편을 진행할 공산이 큰 만큼 갤럭시노트7 사태와 관련된 인사이동도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대”라며 “올해 연말인사에서 단호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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