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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경 롯데홀딩스 대주주,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불씨였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10-06 15: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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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내연녀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롯데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서미경 롯데홀딩스 대주주,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불씨였나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내연녀 서미경씨.
신 총괄회장이 내연녀와 딸에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두 아들보다 더 많이 물려준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서미경씨 모녀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6.8%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씨 모녀 지분 외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3.0%)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1.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0.4%) 지분까지 합치면 롯데그룹 오너일가는 롯데홀딩스지분 13.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공영회(13.9%), 임원지주회(6.0%) 등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서씨 모녀는 1997년과 2005∼2006년에 걸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지분을 물려받았다.

서씨 모녀는 롯데그룹 경영에 사실상 관여하지 않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자식들이 아닌 내연녀와 딸에게 경영권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지분을 물려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씨 모녀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인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쪽으로 각각 갈리게 될 경우 이 지분이 경영권 결정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이 단순히 서씨 모녀에 대한 정이 각별해 지분을 넘겼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가치가 높아 서씨 모녀에게 한몫 크게 떼어준 모양새가 됐다”며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재산이 조 단위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재산을 상속해준다는 의미에서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겼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1%의 가치는 약 1천억 원대로 추산된다.

신 총괄회장이 유사시에 대비해 서씨 모녀에게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주고 그룹 후계구도가 완성되면 경영권을 뒷받침할 우호세력 역할을 하도록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을 서씨 모녀에게 물려줄 당시 이미 고령이었다. 당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가운데 누구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영권을 물려받을 사람이 분란을 겪지 않도록 힘을 실어줄 장치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서미경 롯데홀딩스 대주주,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불씨였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씨 모녀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이 결국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촉매제가 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사실상 신동빈 회장이 이끌어가고 있는데 정작 그룹을 지배하는 주요 회사들의 지분율은 미미하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아버지의 내연녀와 그 딸까지 롯데홀딩스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신 회장이 경영권 승계구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4년부터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영권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계열사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 지분 38.8%를 보유해 신동주 전 부회장에 못 미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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