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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4-03 16: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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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 롯데면세점은 면세점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쇼룸인 LDF하우스를 나우인명동으로 리브랜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벨리곰 너무 귀엽지 않아?”

여기저기서 벨리곰을 귀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3일 방문한 LDF하우스, 아니 ‘나우인명동’은 지난해 10월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LDF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면세점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쇼룸이다. 지난해 10월19일 오픈했다.

롯데면세점은 LDF하우스를 오픈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LDF하우스를 나우인명동으로 바꾼 것이다.

나우인명동을 오픈하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나우인명동을 들어서면 왼편에 커다란 벨리곰 인형이 서있다. 사람들은 벨리곰 인형 앞에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나우인명동에서는 5월31일까지 벨리곰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팝업스토어는 LDF하우스 때도 진행됐었다.

롯데면세점은 LDF하우스 1층을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활용했다. 보이그룹 NCT드림, 배우 이준호씨, 화장품 브랜드 쓰리씨이(3CE), 잔망루피 등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 나우인명동에서는 5월31일까지 벨리곰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1층 벨리곰 팝업스토어 공간에서는 키링, 인형, 쿠션, 컵 등을 판매한다. NCT드림이 벨리곰으로 바뀌었을 뿐 1층은 LDF하우스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이름만 나우인명동으로 바꿨나라는 생각을 갖고 2층으로 올라갔다. 달라졌다. 나우인명동 2층은 LDF하우스 때와 달랐다.

LDF하우스 2층에는 롯데면세점 전문MD가 추천하는 상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가방, 모자, 니치향수, 화장품 등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나우인명동 2층에는 벨리곰이 있다. 1층도 벨리곰, 2층도 벨리곰이다. 2층에서 벨리곰을 만나볼 수 있는 이유는 2층이 더 이상 쇼룸이 아닌 팝업스토어기 때문이다.

2층에서는 비치타올부터 가습기, 골프공 등 더 다양한 벨리곰 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 LDF하우스 2층에는 롯데면세점 전문MD가 추천하는 상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나우인명동 2층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나우인명동 관계자는 “벨리곰 팝업스토어 이후에도 나우인명동은 계속 팝업스토어로 운영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더 이상 면세점 쇼룸이 아니라는 얘기다.

롯데면세점은 LDF하우스를 선보이면서 따로 LDF하우스팀을 꾸릴 정도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방문객 수가 생각보다 저조했다.

지난해 10월31일 LDF하우스를 방문했을 때는 인터뷰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방문객이 없었다. 그 날 오후 5시까지 집계된 방문객이 100명 안팎이었다. 그 이후에도 LDF하우스 앞을 종종 지날 때마다 사람이 북적인다는 느낌은 없었다.

LDF하우스 위치가 명동 메인거리 입구인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다. LDF하우스 근처는 명동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LDF하우스는 팝업스토어 아이템에 따라 방문객 수 차이가 컸다”며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는 하루 방문객이 5천~6천 명 정도였지만 방문객 수가 적을 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쇼룸을 접기로 빠르게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우인명동 인스타그램을 보면 첫 게시물이 올해 2월1일에 올라왔다. 현재 나우인명동 간판에 들어가 있는 로고 게시물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월 중순부터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LDF하우스를 오픈한지 3개월 만이다.

나우인명동 직원들도 바뀌었다. 기존 LDF하우스에 나와있던 직원들은 롯데면세점이 LDF하우스 관리를 맡긴 다른 회사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나우인명동에는 롯데면세점 직원들이 투입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직원들이 아무래도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고 고객들을 응대할 때도 더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롯데면세점 직원들이 직접 고객들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 나우인명동 3층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쓴 메시지와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한 게시물들이 화면에 표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층별 안내를 보면 1층과 2층은 팝업스토어, 3층은 나우인명동으로 소개돼 있다.

3층에 나우인명동을 붙인 이유가 궁금했다.

나우인명동 관계자는 “3층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직접 제작한 굿즈를 판매한다”며 “3층에 있는 굿즈들은 나우인명동에서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층에서는 벨리곰 키링과 핸드폰 케이스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벨리곰 키링은 1층과 2층에도 있지만 1,2층 키링은 다른 곳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벨리곰 굿즈다. 하지만 3층에 진열된 키링은 나우인명동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이다.

4층에 마련된 포토존은 동일하게 운영된다. 그냥 포토존이 아니라 ‘열기구’를 타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열기구가 높이 올라가진 않지만 실제로 작동한다. 3일에는 비가 오는 날씨 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열기구 역시 벨리곰으로 꾸며져 있었다.
 
[현장] 한산하던 롯데면세점 명동 쇼룸, 이름 바꾸고 본사 직원 투입했더니 반전
▲ 4층에 마련된 포토존은 동일하게 운영된다. 그냥 포토존이 아니라 ‘열기구’를 타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초반이긴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리브랜딩 시도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나우인명동 관계자는 “LDF하우스 때는 LDF하우스가 무슨 뜻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고객들이 정말 많았다”며 “하지만 나우인명동은 직관적이기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나우인명동이 무슨 뜻인지 묻는 고객이 없다”며 웃었다.

방문객들도 즐거운 모습이었다. LDF하우스 시절 2층은 마치 갤러리에 온 듯 조용했다. 하지만 나우인명동은 1층부터 3층까지 방문객들이 웃고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친구 사이인 20대 김가언씨와 고지윤씨는 “지나가다가 벨리곰이 보이길래 들어와봤다”며 “잠실에서 벨리곰을 전시할 때 사람이 많아서 못 갔는데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며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가언씨와 고지윤씨는 앞으로도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김가언씨와 고지윤씨도 다음에 또 명동에 놀러오게 되면 나우인명동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30대 여성 방문객 두 명은 양손 가득 벨리곰 굿즈를 들고 있었다. 직장이 근처라 점심 시간에 들렀다는 두 여성은 “평소에도 벨리곰을 너무 좋아하는데 굿즈 할인 판매도 하길래 쿠션이랑 이것저것 샀다”며 “앞으로도 인기있는 캐릭터 팝업스토어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벨리곰 다음에 진행될 팝업스토어도 이미 정해졌다.

나우인명동 관계자는 “이름을 나우인명동으로 정한 만큼 어떻게 하면 명동을 더 알릴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싶다”며 “명동에 놀러오면 한번씩 들러야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우인명동은 298㎡(90평) 규모로 3층짜리 단독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 건물을 2년 동안 계약했다. 앞으로도 최소 1년반을 운영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의 바람대로 리브랜딩을 통한 반전을 쓸 수 있을까.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오픈 첫 날인 화요일에는 1200명이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0월31일 방문했던 날도 화요일이었다. 요일은 똑같이 화요일이지만 10배 정도 되는 사람들이 나우인명동을 찾았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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