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아마존웹서비스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 가좌동 ‘인천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참여했다.
이 사업은 인천 서구 가좌동 연면적 4만4812㎡ 규모로 지어지며 공사비는 5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웹서비스가 출자한 아마존코퍼레이트서비시즈코리아가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인천 중부 공업지역에 부동산을 매입한 뒤 인허가를 받았다. 건물은 방송통신 시설 1개 동, 데이터센터 4개 동 등으로 구성된다.
아마존웹서비스가 2027년까지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에 58억8천만 달러(8조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인천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추가 발주도 기대된다.
윤영준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DL이앤씨를 이겨내고 데이터센터 수주목표 7천억 원 달성에 고삐를 죄려 한다.
DL그룹은 지주회사 DL을 지배하고 있는 대림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대림은 2021년 호주 DCI데이터센터즈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DCI데이터센터즈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로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두 130MW(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림이 사업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전반을 주도하고 DL이앤씨가 시공을 맡는다.
DL그룹 차원의 데이터센터 사업 의지가 강하지만 윤 사장 역시 현대건설의 탄탄한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에 깔고 자신있게 수주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정부통합전산센터, NH통합 IT센터, 부산글로벌 데이터센터 등 국내 대표적 데이터센터 시공사업을 수주했다. 데이터센터 시공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세종시에 준공한 네이버의 ‘각 세종’ 데이터센터가 현대건설의 대표적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로 첫 데이터센터 각 춘천보다 6배 큰 규모로 지어졌다. 총 면적 29만3963㎡, 축구장 41개 규모에 해당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안산 시화공단 국가산단 데이터센터(3700억 원) 사업도 따냈다. 올해 8월 착공을 목표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사전 임차인으로 확보했고 현대건설은 시공사 겸 PFV 투자자로 지분을 투자했다. 현대건설이 데이터센터사업을 두고 단순 시공을 넘어 운영까지 발을 뻗을 수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 현대건설이 2023년 6월23일 준공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 <현대건설>
데이터센터는 시공 난도가 높은 건축공사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이미 여러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기술을 축적해오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내부온도가 16~24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대형 에어컨을 돌리는 대신 외부의 공기를 끌어와 서버의 열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친환경적 시공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데이터센터 시공 관련 기술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강화했고 진동 전달을 방지하는 면진설계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윤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데이터센터 수주를 하려는 만큼 이번 아마존웹서비스가 추진하는 인천 데이터센터 수주가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인공지능(AI)용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2년까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시장은 해마다 2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374억 달러 규모에서 2032년 3485억 달러 규모로 커지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규모가 2021년 5조 원에서 8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10년 21개 △2016년 26개 △2020년 32개 △2023년 40개로 늘었고 2027년에는 74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에서 7천억 원가량의 데이터센터 수주를 하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은 발주처가 보안유지를 필수적으로 요구해 기밀로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