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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사업 2년 '미완의 대기', 바이오로직스·헬스케어 기반 넓히기 총력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4-01 14: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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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사업 2년 '미완의 대기', 바이오로직스·헬스케어 기반 넓히기 총력
▲ 롯데그룹이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며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연달아 설립한 지 어느덧 2년이 됐다.

두 회사는 신생법인일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이 한 번도 도전한 적 없는 분야로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은 못 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각 회사별로도 그룹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의 저변을 넓히는 작업에 꾸준히 매진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1일로 설립 2주년을 맞이했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뒤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별도법인으로 설립한 첫 회사다. 롯데지주가 초기 출자금 700억 원을 전부 대 2022년 4월1일 롯데헬스케어를 만들었다.
 
롯데그룹 신사업 2년 '미완의 대기', 바이오로직스·헬스케어 기반 넓히기 총력
▲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이 이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초기에는 캐즐과 더불어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을 병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내 한 스타트업과 아이디어 도용 분쟁을 겪으면서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에서는 지난해 6월 철수했다.

첫 발을 떼자마자 사업이 삐거덕해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 롯데헬스케어는 오히려 이를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현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이 주력하는 분야는 두 가지다. 쇼핑과 유전자 검사를 통한 건강 데이터 제공 및 건강관리인데 쇼핑 분야에서는 이미 성과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다.

롯데헬스케어는 최근 캐즐의 사용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건강기능식품 매출 가운데 자체브랜드 ‘필팟’의 비중이 60%를 넘었다고 밝혔다. 필팟은 애초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을 염두에 놓고 만든 자체브랜드였는데 해당 사업에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헬스케어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유전자 검사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유전체 분석기업 테라젠바이오와 합작해 개인 맞춤형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합작회사 테라젠헬스를 설립했다. 테라젠헬스는 현재 다양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얻기 위해 필라테스, 수면 솔루션 개발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캐즐 플랫폼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3월부터 롯데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4월 말까지 롯데그룹 계열사 21곳에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진행한 일이다.

개인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힘을 빌리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롯데헬스케어는 향후 롯데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역량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롯데헬스케어를 돕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2월 이사회 개편을 통해 기존 사내이사 3인(대표이사 1인 포함) 체제에서 대표이사 1인 및 기타비상무이사 2인 체제로 바꿨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보통 주주기업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고자 할 때 사내이사나 사외아사가 아닌 형태로 진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나 사람을 말한다.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 1인이 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경영체제를 만들어 사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배려한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에서 투자전략팀장과 사업지원1팀장을 맡았던 정경운 상무와 김종근 상무를 롯데헬스케어 기타비상무이사로 발령해놨다. 롯데헬스케어가 필요할 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헬스케어와 비슷한 시기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성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케임브리지혁신센터에 영업사무소를 열었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잠재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사무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혁신센터는 전문 생명공학 산업의 허브로 제약 및 생명공학 기업이 연구개발부터 비즈니스 확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을 목표로 2022년 6월 문을 열었으나 아직까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수주를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여러 바이오의약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에 거점을 마련해 마수걸이 수주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그룹 신사업 2년 '미완의 대기', 바이오로직스·헬스케어 기반 넓히기 총력
▲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영업사무소를 내며 첫 신규수주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사진은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이 전략적 사무소에서 회사는 미주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의 제약 및 생명공학 산업 리더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며 “우리는 새로운 고객 유치와 같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모두 36만 리터 규모의 새로운 항체 의약품 생산시설을 짓는 작업에도 들어갔다.

국내외 주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들이 보통 20만~40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설투자 규모는 꽤 공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만큼 속도전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기업들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송도공장의 착공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르면 5월경 공식 착공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총 3개의 공장으로 이뤄질 송도공장은 이르면 2026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밖에도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와 협력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산업에 관심 있는 전 세계 바이오 유망주를 위한 입문 커리큘럼을 공동 개발하기로 약속하며 산업 저변을 넓히는 데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롯데그룹 차원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회사다. 2022년 6월 설립될 때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20%를 각각 투자했다. 초기 자본금은 10억 원이었지만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롯데지주는 이 가운데 지분율대로 모두 2600억 원 넘게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며 공격적 투자를 위한 재무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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