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BYD가 테슬라 '모델2'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양과 비슷한 가격대를 갖춘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BYD와 테슬라 전기차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 BYD가 테슬라의 보급형 신차로 예상되는 ‘모델2’에 대항할 만한 기술을 갖춘 새 차량을 하반기 중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BYD는 올해 전기차 판매 및 수출 증대 목표를 공격적 수준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앞세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이날 주요 투자자들과 만나는 행사에 참석해 하반기 중에 가격이 20만 위안(약 3700만 원)보다 낮은 새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차량의 디자인과 성능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사양의 첨단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ADAS)가 적용될 것이라는 발표가 이어졌다.
BYD는 올해 초 사업 설명회에서 운전자가 사실상 자율주행에 가까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1천억 위안(약 18조6천억 원)를 들이겠다고 공언했다.
하반기 출시하는 신차에도 자체 개발한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YD는 당초 30만 위안(약 5600만 원)이 넘는 비교적 고가 차량에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왕 회장이 이번 발표를 통해 중저가 전기차 신모델에도 관련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이날 행사에서 BYD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을 360만 대로 지난해보다 20% 늘리고 수출 물량은 2배 이상 늘어나는 50만 대, 2025년에는 100만 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BYD는 올해 들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를 대대적으로 낮춰 내놓는 동시에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 해외 시장에 판로를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로이터는 “BYD의 해외 진출은 글로벌 자동차 경쟁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중국 내수시장을 장악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BYD는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부동의 1위 기업이었던 테슬라를 제치면서 테슬라의 가장 큰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다.
BYD가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신차 역시 테슬라와 경쟁을 염두에 둔 제품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가격대와 출시 시점,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탑재 등 측면에서 테슬라가 수 년 안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차 ‘모델2’와 비교할 만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가격을 2만 달러대로 다른 모델보다 낮게 설정한 모델2를 이르면 2026년부터 양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신흥시장 공략에 특화한 차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개발한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 기술이 시장 경쟁에서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BYD가 모델2의 예상 판매가와 일치하는 가격대의 신차를 내놓고 자체 운전보조 소프트웨어 탑재를 예고한 것은 결국 시장을 선점해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테슬라 모델2보다 이른 시점에 BYD의 신차가 출시되고 동남아 등 시장에 수출도 본격화된다면 판매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BYD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와 끊임없는 가격 인하 경쟁을 이어 왔다”며 앞으로 대결 구도가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왕 회장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2024~2026년은 생산 규모와 가격, 기술을 두고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 ‘토너먼트전’ 기간이 될 것”이라며 BYD가 경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