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모든 청년 작가들에게 미술관 개인전은 큰 의미를 지닌다.”
미디어 설치작가 얄루는 생애 첫 미술관 개인전을 열면서 경기도미술관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술계에 첫발을 디딘 젋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사비를 털어가며 미술관의 넓은 공간을 빌려 전시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젊은 작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IBK기업은행이 경기도미술관이 함께 손을 맞잡고 신진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해주기로 했고 그 첫 번째 작가로 얄루가 선정됐다.
은행권이 미술전 등을 통해 신진작가를 후원하는 일은 종종 볼 수 있어도 직접 미술관을 대관해 개인 미술전을 열어주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단순히 사회공헌 활동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은 아닐까, 하는 호기심(?)에 얄루의 첫 개인전이 열린 경기도미술관을 직접 가봤다.
27일 경기 안산 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얄루, YALOO’를 찾았을 때 얄루의 미디어아트 작품은 미술관 2층 전시장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전통건축의 기본 조형인 못과 문, 루를 상징하는 구조물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고 그 위로 얄루가 작업한 감각적 영상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얄루는 이번 전시에서 '수중 3부작'인 '호모 폴리넬라 더 랩'과 '생일정원', '피클시티'를 선보인다.
고대 신화와 바닷속 생명체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비디오아트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평일 오전인데도 미술관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몇몇 관람객들은 어둠 속에서 의자에 앉아 환상적이면서 한 편으로 기괴하게 느껴지는 영상을 집중해 지켜봤다.
물방울이 올라오는 듯한 배경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지켜보고 있으니 언뜻 바닷속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 IBK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얄루가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를 열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이 함께 진행한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에 뽑힌 4명의 작가 가운데 최우수 작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경기도미술관과 협약을 맺고 만 45세 이하의 유망한 신진작가를 발굴해서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기업은행은 이들 작가의 작품 전시를 위해 서울 을지로 본점 로비를 내줬고 최우수 작가에게는 경기도미술관 개인전을 약속했다.
기업은행이 신진 작가에게 개인전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전시뿐 아니라 도록 제작과 전시홍보도 지원했다.
얄루는 경기도미술관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좋은 지원의 기회를 잡지 못해 단지 구상만으로 존재하다 사라진 수많은 아이디어는 저뿐 아니라 모든 작가가 경험했을 아쉬운 순간이다”며 “앞으로도 청년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저와 같은 작가들에게 지속적으로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IBK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기업은행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사회공헌 차원으로 진행되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일부다.
기업은행은 2022년부터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사회공헌부 아래 문화예술팀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후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이외에도 노후화한 공단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지역상권 활성화, 신진작가 판로 개척 지원 등으로 문화예술 지원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 같은 기업은행의 노력을 인정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12월 기업은행을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은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범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후원하는 단체와 기업을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 IBK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기업은행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앞으로도 실력있는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전시회 개최, 노후화한 산업단지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ibk 예술로' 등 기업은행만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과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는 6월23일까지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3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작가 얄루(본명 임지연)는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미국 시카고예술대학교에서 비디오 아트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비디오를 이용한 실험적 스토리텔링을 고민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
▲ IBK기업은행과 경기도미술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수상작가 전시회 ‘얄루, YALOO’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