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전 장관이 이 의원을 꺾고 국회로 돌아온다면 윤석열 정부 견제에 최선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추 전 장관 스스로 총선 출마 이유를 윤 대통령 견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은 2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총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나라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걸 봤다”며 “여전히 속고 있으실 국민들께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했던 법무부 장관으로서 진실을 꼭 알려드려야 되겠다는 강한 책임감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총선에서 당선되면 정치적 체급이 더욱 높아질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제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는데 김진표 현 국회의장은 5선이다. 추 전 장관은 이번에 당선되면 6선 의원으로 민주당 내 최다선 의원이 된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245명 가운데 당선된다면 22대 국회에서 6선이 될 인물은 조정식 의원과 추 전 장관 두 명 뿐이다.
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야권이 국회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이 될 여지가 큰 셈이다.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을 맡게 된다면 ‘첫 여성 입법부 수장’이라는 힘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를 더욱 강하게 견제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나 간호법안 표결 등이 김진표 국회의장의 뜻에 막혀 지연된 경험을 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한다면 김 의장보다 더욱 개혁적 성향의 인물을 국회의장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추 전 장관은 14일 경기 하남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독재 음모를 분쇄하고 국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5~1995년까지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지법 판사로 일했다. 1995년 당시 정계에 복귀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권유받아 입당했다.
5선 의원을 지낸 추 전 장관은 1996년 15대 이후 16대, 18대, 19대, 20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 얼마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해 탄핵정국을 이끌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갈등을 빚었다가 2020년 12월 사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