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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매출 1%대 성장’에 물음표, 김슬아 적자 축소만으로 IPO 가능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3-20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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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컬리가 지난해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매출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감소는 분명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컬리를 상징했던 고성장 기조를 양보하면서 얻어낸 결과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컬리 ‘매출 1%대 성장’에 물음표, 김슬아 적자 축소만으로 IPO 가능할까
▲ 컬리가 지난해 매출 1%대 성장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형 성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가 매출 정체를 벗어날 해법을 찾지 않으면 기업공개(IPO) 재도전도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20일 이커머스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컬리가 지난해 매출 성장률 1%대를 기록한 것을 놓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나머지 외형 성장에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컬리는 최근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안내장을 보내며 지난해 매출 2조773억 원, 영업손실 1436억 원을 본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렸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9% 증가하고 손실 규모는 38.4% 줄어드는 것이다.

영업손실을 40% 가까이 축소한 것을 놓고 컬리가 지난해 우수한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창립 이후 해마다 손실 규모가 커졌는데 지난해 8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줄인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자 감소보다 매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했다는 점에 더 관심을 두는 이들도 있다.

컬리가 여태껏 스타트업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매출 성장률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동안의 매출 성장률은 2021년 63.8%, 2022년 30.5%였다. 그 이전에는 직전 년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던 적도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의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매출 성장률을 높게 유지한 덕분에 컬리가 투자를 계속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물론 영업손실도 동시에 가파르게 증가한 탓에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갖춘 것 맞느냐는 의구심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컬리는 성장하는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은 것은 그동안 컬리의 강점이라고 여겨졌던 지점이 희석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컬리는 지난해 적자 관리에 유독 많은 신경을 써야했던 상황이었다.

김슬아 대표는 지난해 초 1200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면서 흑자 전환과 관련한 중요한 옵션계약도 함께 맺었다. 컬리가 2023년 말까지 연결 재무제표상 흑자를 내지 못한다면 기업가치를 스스로 낮추겠다는 내용이었다.

외부 투자자와 맺은 계약인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는 의미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컬리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러나 적자 축소가 매출의 성장을 제한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앞으로 컬리를 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에 물음표가 따라오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컬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회사는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일부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매출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도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 ‘매출 1%대 성장’에 물음표, 김슬아 적자 축소만으로 IPO 가능할까
▲ 컬리가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향후 있을 기업공개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사진은 컬리 새벽배송 차량. <컬리>

이 관계자는 “컬리는 수익성을 개선하면서도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 출시, 물류센터 개소 등 여러 투자를 진행했다”며 “올해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컬리의 매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장기 과제로 꼽히는 기업공개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컬리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애초 외부 투자자에게 평가받았던 기업가치 4조 원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몸값으로 평가되자 결국 2023년 1월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컬리는 이후 기존 투자자로부터 추가 자금을 수혈해 운영자금을 확보했지만 앞으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일 것으로 이커머스 업계는 보고 있다.

컬리 내부적으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창립 8년 만에 첫 월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뒤 올해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매출 성장률이 여전히 저조하더라도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과거와 다른 기업가치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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