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레고켐바이오와 유한양행, ABL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텍부터 대형제약사까지 참석하는 세계 3대 암 학회인 미국암연구학회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얼어붙었던 투심에도 최근 훈풍이 불고 있는 데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유망한 항암제 분야의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을 공개하는 만큼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레고켐바이오와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4월5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AACR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사진은 미국암연구학회 관련 포스터.
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4월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학술대회에 국내 주요 항암제 개발 회사들이 대거 참석해 초기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미국암연구학회는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히는 곳인 데다 최근 비만치료제에 가려졌지만 항암제는 전세계 신약 시장 가운데 가장 유망한 분야인 만큼 관심이 높다.
물론 나머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비교해 미국암연구학회에서는 초기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지만 그래도 차세대 항암물질에 대한 경쟁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와 현재 미국 신약허가를 앞두고 있는 HLB의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등도 AACR에서 초기 연구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
올해는 유한양행과 HLB,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캠바이오, 루닛 등 국내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뿐 아니라 의료AI 업체도 참석한다.
레고켐바이오는 이 자리에서 이중항체 기반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임상 결과를 처음 공개한다.
이미 미국암연구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ADC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담은 초록 3개를 공개했다.
특히 현재 공개된 초록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이중항체 ADC LCB36도 포함돼 시장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면역항암제 YH32367(ABL105)과 YH41723(IMC202)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YH32367은 유한양행과 에이비엘바이오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로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유방암과 위암, 담도암 등 HER2 발현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도 진행하고 있다.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간 대사별 약동학적 분석 자료를 발표한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발표는 간 효소에 따라 몸에 투여됐을 때 어떻게 분해되는지를 세부적으로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항암 후보물질인 ABL112와 ABL407의 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특히 이 두 물질은 글로벌 학회에서 처음 연구결과를 공개하는 것이다.
의료AI 업체인 루닛도 올해 6년째 미국암연구학회에 참석하면서 인공지능 바이오마커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초록을 발표한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암연구학회가 초기 연구나 전임상 단계 내용이 발표돼 상대적으로 관심이 약할 수 있지만 새로운 분야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앞으로 협업을 위해 다국적제약사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