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4-03-05 12:14:36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이 반등하면서 시장 회복 기대가 떠오른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중소형 빌딩 위주로 진행되면서 거래금액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이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 5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의 거래는 모두 145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업무용 빌딩들의 모습. <연합뉴스>
5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4년 1월 전국 상업 및 업무용 빌딩의 거래는 모두 1452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12월과 비교해 26.6% 늘어나 2022년 7월 이래 최대 월간 거래량을 기록했다.
거래금액은 2023년 12월보다 1.7% 감소한 2조1956억 원이었다. 이는 고금리 상황의 지속으로 대형 매물 거래가 적었기 때문으로 읽힌다.
거래가 발생한 빌딩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억 원 미만의 매물이 7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 20.5%로 50억 원 이상 매물의 비중은 6.2%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각각 115.4%, 85.85% 상승했다. 다만 2023년 1월은 최근 5년 가운데 거래량과 거래액이 가장 낮았던 달이라 올해 들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은 수익을 목적으로 상업활동에 이용하는 부동산으로 임대수익이나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곳을 뜻한다. 크게는 업무시설과 상업시설로 분류되며 일반적으로 업무시설에는 오피스 빌딩, 오피스텔 등이 포함되며 상업시설로는 상가, 공장, 음식점, 여가실 등이 꼽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일 발표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업용 부동산 매매 건수는 최근 10년 사이 최저를 기록하는 등 침체기를 보냈다.
KB경영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약 5만2천 건으로 2022년보다 22.2% 감소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9만6천 건과 비교하면 45.8%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의 연도별 거래량을 살펴보면 △2014년 8만6천 건 △2015년 9만4천 건 △2016년 9만4천건 △2017년 8만5천 건 △2018년 7만4천 건 △2019년 7만1천 건 △2020년 7만8천 건 △2021년 9만6천 건 △2022년 6만7천 건 △2023년 5만2천 건이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국토부 실거래 자료 가운데 주용도가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숙박시설, 창고시설인 사례를 대상으로 분석했으며 지분 거래, 거래 취소 사례는 제외됐다.
상업용 부동산의 평균거래가격은 2022년 대비 2.9% 떨어진 1㎡당 594만 원으로 7년 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거래총액 또한 2022년과 비교해 34.8% 감소한 43조 원이었다.
이렇듯 2023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 평균거래가격, 거래총액이 모두 하락하는 부진에 빠졌다.
2023년 상업용 부동산 경기는 금리 상승에 따른 직격타를 그대로 입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추이에 따르면 2022년 1월 기준으로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3.50%까지 상승했다.
금리 상승은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졌고 수익률 하락과 투자 수요 위축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더해 고물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사태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를 부추겼다.
2024년은 2023년과 비교해 금리 인하, 경기 회복이 시작되며 상업용 부동산도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임동수 CRBE 코리아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CRBE 코리아 사무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더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월11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행보가 멈췄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또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추가 인상 필요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한민국 경기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기준치 100을 넘은 100.3으로 2023년 6월과 비교해 1.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또한 2월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대한민국 성장률을 2.1%라고 밝히며 지난해 1.4%에 그쳤던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복잡한 세계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부동산 시장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칠 뇌관이 여전한 점을 고려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1월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오피스 시장은 2024년에도 견고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 활동은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회복이 관찰되면서 전체 투자 규모는 약 5-10% 수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낮은 공실률을 보이며 회복하고 있는 점과 대조된다.
미국 오피스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래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높은 공실률과 금리 인상으로 침체기에 빠져있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상장 2년 만에 뉴저지주 연방법원에 파산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업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6%였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었다.
반면 대한민국의 공실률은 2023년 4분기 기준으로 서울 2.3%, 여의도권 3.1%, 도심권 3.0%로 오피스 자연공실률(5%)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동수 CBRE 코리아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등 해외 오피스 시장은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하나 한국은 예외”라며 “최근 몇 년 간 공급이 없어 임대료는 오르고 공실률은 낮은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은 이미 지났으며 (시장의) 방향성만 정해지면 다시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