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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빅매치] 서울 마포을 민주 정청래 vs 국힘 함운경, ‘86 운동권’ 맞대결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2-2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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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빅매치] 서울 마포을 민주 정청래 vs 국힘 함운경, ‘86 운동권’ 맞대결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오른쪽).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총선 서울 마포을 선거구에서 ‘86 운동권’ 출신들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객공천' 성격으로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딛고 ‘86 운동권’의 계보를 이어 4선 고지에 오를지 관심이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정청래 의원을 반드시 청산해야 할 주요 ‘86 인사’로 꼽아 대항마로 함운경 회장을 마포을에 자객공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애초 서울 마포을에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내세울 계획이었다. 김 비대위원은 과거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진보 진영 인사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사태를 비판하며 책 ‘조국 흑서’를 공동 집필했다. 

그러나 김 비상대책위원이 ‘사천 논란’에 휘말려 불출마 의사를 밝히자 한 위원장은 함 회장을 또 다른 '자객'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23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정청래와 함운경을 비교해 보라”며 “진짜 운동권에서 ‘네임드’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었던 사람이 정청래냐, 그 유명한 함운경이냐”고 말했다. 그는 “운동권으로서의 청구서를 들이밀 수 있었던 사람은 정청래보다 함운경이 훨씬 위”라며 “그런데 함운경은 횟집을 하고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대항마로 '네임드' 함 회장을 내세웠으나 민주당 최고위원인 정 의원은 현재 서울 마포을 현역으로 해당 지역구에서 3선을 지낸 중진으로 지역기반이 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때문에 정 의원의 지역구에 이렇다할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아 민주당 공관위는 정 의원을 단수공천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1965년생으로 충남 금산군 출신이다. 대전 보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북한통일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의원은 대학 입학 뒤 운동권 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국대학생연합회(전대협) 산하 서총련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대표적으로 1989년 당시 그레그 주한미국대사 추방 등을 요구하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 대사관저에 방화 시도 및 사제 폭탄을 투척하기도 했다. 다만 사제폭탄 불량으로 폭파되진 않아 미수에 그쳐 2년의 형량을 받고 1989년 11월8일 투옥되었다. 

그 뒤 1990년 3월 2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보안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지만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 복권됐다. 

출소 뒤 학원업을 하다가 90년대 후반 운동권 출신으로 2002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모임)’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시 엄청나게 컸던 ‘탄핵 역풍’에 힘입어 강용석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강용석 한나라당 후보에 밀려 패배했다. 4년 뒤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해진 19대 총선에 재출마해 강용석 후보와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재선의원이 됐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정 의원은 이전에 벌어졌던 ‘막말’ 논란들로 인해 컷오프됐다. 정 의원은 대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마포을에서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손 전 의원이 투기 논란으로 불구속 기소되자 정 의원이 2019년 6월 마포을 지역위원장에 다시 올랐다. 

21대 총선에서는 단수공천된 뒤 김성동 미래통합당 후보를 상대로 크게 승리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꼽힌다. 다만 정 의원은 최고위원을 맡으면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인해 여러 차례 입길에 올랐다. 일례로 이재명 대표가 2024년 1월2일에 피습된 당시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과 관련된 특혜 논란이 일자 ‘수술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해 지역 갈라치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총선빅매치] 서울 마포을 민주 정청래 vs 국힘 함운경, ‘86 운동권’ 맞대결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정 의원에 맞서는 함 회장은 1964년생으로 전북 군산 출신이다. 군산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한 회장은 82학번으로 이인영·우상호 의원과 함께 1980년대 대표적인 운동권 인사로 꼽힌다. 그 역시 정 의원처럼 1985년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 회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한 뒤 수감됐다. 

이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에서 재야운동을 하면서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1998년 고향으로 옮겨가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전북 군산에서 네 차례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학 동기인 함 회장은 ‘조국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회의를 느끼며 보수성향 인사로 방향을 틀었다. 그 뒤 민주화운동동지회를 결성해 운동권 특권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함 회장이 운영하던 전북 군산 횟집을 찾아 만나기도 했다. 
 
[총선빅매치] 서울 마포을 민주 정청래 vs 국힘 함운경, ‘86 운동권’ 맞대결
▲ 2021년 12월22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함운경 씨를 찾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 회장이 정 의원을 잡기 위해 호기롭게 마포을에 출마했지만 어려운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포을은 국민의힘에서 ‘험지’에 분류된다. 마포을은 마포구 서부 지역으로 전체 면적의 3분의 2 정도에 해당한다.

디지털미디어시티가 있는 상암동, 홍대거리가 있는 서교동, 합정동, 연트럴파크로 유명한 연남동 등이 지역구에 포함된다. 또 홍대거리 상권이 커지면서 젊은층 인구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서강동을 제외하면 서울에서도 민주당 초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망원동, 성산동과 같이 20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동네들이 밀집해 있고 홍대를 기점으로 사회적 소수자 및 활동가(Activist)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이다. 

더구나 해당 지역구의 최대 이슈는 ‘상암동 소각장’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불만 의견이 가장 강한 곳이다. 이에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에겐 텃밭이 됐고 국민의힘에겐 확실한 험지로 자리잡은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출마를 거듭했던 김성동 전 의원의 탈당 후 출마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성동 전 의원이 국민의힘으로부터 컷오프된 만큼 국민의힘을 탈당한 여동생 김숙향 전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장을 따라서 개혁신당에 입당한 뒤 이 지역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본래 마포을은 16대 국회까지만 해도 보수 텃밭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탄핵역풍’으로 정 의원이 17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생겼지만 바로 다음 18대 총선에 뉴타운 열풍에 힘입어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했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이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되면서 혼선이 빚어졌고 정 의원이 큰 표차로 국회에 재입성했다. 이후 1인가구와 세대의 다양성에 힘입어 민주당의 굳건한 표밭으로 자리잡아 21대 국회까지 쭉 이어졌다. 

최근 치러진 선거 동향을 봤을 때도 이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제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6만905표(48.36%)를 득표해 5만7696표(45.81%)를 득표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바로 뒤이어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마포구청장 선거에서는 유동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만857표(47.89%)를 얻어 3만8935표(45.64%)를 득표한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다. 2020년 21대 총선 결과에 비해 표차는 확연히 줄었지만 여전히 민주당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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