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분주히 움직이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진 회장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직접 참관하며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역량 강화는 금융사의 새 먹거리뿐 아니라 판관비를 비롯한 비용절감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자사 모바일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뿐 아니라 일간활성이용자수(DAU)도 공개하고 있다.
모바일 앱의 활성이용자수는 해당 기간 동안 그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그룹들은 통상적으로 가입자수만을 발표해 왔다. 하지만 금융앱에도 여러 비금융서비스가 탑재되는 등 이른바 ‘슈퍼앱’을 내세운 금융권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며 월간활성이용자수도 서서히 내놓는 추세다.
신한금융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더 정확히 이용자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내놓고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 주요 앱의 일간 활성이용자수는 지난해 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행보 뒷편에는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강조한
진옥동 회장의 의지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금융권 최초 배달앱 ‘땡겨요’를 내놓으면서 업권 경계를 넘나드는 디지털전환에 힘을 기울였다.
신한은행은 진 회장이 이끌던 2022년 세계 3대 전자 및 IT 전시회로 꼽히는 CES에 국내 금융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부스를 만들고 AI가 적용된 뱅커 및 영업점을 내보였다.
진 회장은 지금까지도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직접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그는 2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해 계열사 및 지주 임원진 2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행사를 둘러보며 IT 관련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 금융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 진옥동 회장(왼쪽)이 1월3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AI/Data 캔미팅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
물론 신한금융 관점에서는 이 같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 않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신한금융을 비롯한 기존 금융권은 신사업뿐 아니라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핀테크 기업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무점포’를 내세운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로도 확대된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를 두고 인터넷은행의 금리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5대 금융은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전환과 함께 영업이익경비율(CIR)을 낮추는데도 공을 들였다.
신한금융도 다르지는 않았고 지난해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0%로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리딩금융 싸움을 벌이는 KB는 지난해 영업이익경비율을 인터넷은행 수준인 30%대까지 낮추며 효율성에서 소폭 앞서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디지털 전환을 통해 4380억 원의 전략적 비용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바라봤다. 서류 제출 없는(Paperless) 업무처리와 챗봇 및 음성봇,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을 통해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효율화하고 있다.
진 회장이 올해 화두로 ‘틀을 깨는 혁신’을 내세운 만큼 앞으로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신한금융 AI/Data 담당 실무자들을 만나 “틀을 깨는 디지털 혁신이 고객 편의로 이어져야 한다”며 “AI와 Data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 모인 직원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 회장은 앞으로도 AI 및 Data 실무자들과 접촉을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