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각종 연구기관이 모여 있어 '과학의 도시'로 불리는 대전 유성을에서 6선에 도전하는 관록의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인 우주전문가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전 책임연구원이 맞붙게 됐다.
이상민 의원은 기존에 유성을에서 다져온 조직력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황정아 전 연구원은 과학의 도시에 기여할 전문가임을 내세우며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금강벨트' 최대격전지 유성을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됐다. <연합뉴스> |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성을 지역구는 윤석열 정부가 연구개발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올해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에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성을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과학도시로서 대전에서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인구 구성면에서 카이스트(KAIST)와 충남대학교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20~30대 젊은층이 주로 거주하고 호남 출신들이 많이 살고 있어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지역구 현역인 이상민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하면서 유성을은 충청권에서 올해 총선 결과를 점치기 힘든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의원은 제17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하며 닦아놓은 지역 기반이 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의원은 1958년 1월22일 충청남도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한국기자협회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2003년 정치에 뜻을 두게 됐고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고문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넓혔다. 이듬해 대전 유성구를 지역구로 확정받고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자유선진당(제3지대 보수정당)으로 당적을 옮겨 자신의 지역구인 유성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다시 자유선진당을 벗어나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회창 전 대표는 당시 "이상민 후보는 자유선진당 시절 각종 요직에 있던 사람이다"며 "그런 사람이 당선을 위해 민주통합당으로 당을 옮겼다고 자신을 지켜준 정당을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민 의원은 이회창 전 대표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19대 총선에 유성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21대 총선에서는 유성을에 출마해 5선 고지를 밟았지만 이번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을 겪으면서 다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상민 의원을 두고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 당적을 여러 번 바꾼 것이 흠결이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유성을에서 지속해서 당선된 것에 비춰볼 때 지역적 기반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여겨진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후보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
이상민 의원에 맞서는 정치신인 황 전 연구원은 1977년 3월7일 전라남도 여천에서 태어나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받았다.
한국천문연구원에 재작할 당시 책임연구원으로서 누리호 개발과정에서 인공위성 설계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성을에는 황 연구원의 모교인 카이스트가 위치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의 지원도 기대돼 이상민 의원과는 팽팽한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유성을에서 총선을 준비하던 민주당 소속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대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겠다고 한 것도 황정아 연구원에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22일 대전 중구 민주당 대전시당사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24년간 과학자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분야의 예산을 삭감한 윤석열 정부에 반발하는 과학계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연구원은 "과학자를 넘어 과학기술계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과학자의 긍지가 샘솟는 대덕특구, 누구나 존중받고 살기 좋은 사람 중심의 유성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