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정유회사 아람코 홈페이지에 사용된 홍보문구. '저탄소 연료 등 신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
[비즈니스포스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내놓은 광고가 유럽 시민단체들로부터 ‘그린워싱’ 지적을 받았다.
21일(현지시각) 유로뉴스에 따르면 영국의 ‘화석연료 없는 축구협회(Fossil Fuel Free Football)’, 독일의 ‘신기후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 등 시민단체들은 그린워싱을 사유로 영국과 네덜란드 당국 등에 사우디 아람코 광고 금지 처분을 신청했다.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란 상품이나 제품의 환경적 속성이나 효능을 허위로 혹은 과장되게 표현해 친환경 이미지를 얻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아람코는 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게재된 광고에 ‘저탄소 연료’, ‘지속가능한 신에너지 기업’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워싱 감시단체 ‘레클라메 포시엘브리(Reclame Fossielvrij)’는 유로뉴스를 통해 “전문가에 의뢰해 사우디 아람코가 홍보한 연료를 분석한 결과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아람코가 세계 최대 자동차경기 '포뮬러원(F1)'을 통해 유럽연합에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기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프랭크 휘싱어 '화석연료 없는 축구협회' 대표는 유로뉴스를 통해 “사우디 아람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스포츠 경기를 악용해 화석연료 채굴 활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포뮬러원 주최 측은 최근 주요 후원자인 아람코를 대리해 유럽연합 고위 관계자들과 ‘내연기관 판매 금지 규제(ICE Phase Out)’ 완화를 협상했다.
내연기관 판매 금지란 유럽연합이 지역 내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2035년부터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규제를 말한다.
포뮬러원 측 관계자는 유로뉴스에 “우리는 지속가능한 연료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그 증거와 우리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해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앤드류 심스 신기후연구소 공동국장은 “포뮬러원은 아람코가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악용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에 일조했다”며 “기후붕괴(climate breakdown)를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허위 광고 행각들은 우리가 필요한 행동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