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4-02-06 16:02:0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이 202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절반이 줄었다.
올해도 국내 건설경기는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 여건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연말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과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 금호건설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큰 규모로 낮아지며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금호건설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2조2176억2602만 원, 영업이익 218억419만 원, 당기순이익으로 7억9311만 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8.3% 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1.0%, 96.2% 감소했다.
금호건설은 주택 부문 등에서 공정이 활성화되며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 매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342억 원 늘어난 1조15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토목 부문은 333억 원 증가한 5088억 원, 해외 부문은 412억 원 증가한 555억 원이었다. 건축 부문은 494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96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레미콘 등 건축 원자제 가격이 오른 것과 함께 공사비 증액 계약이 지연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당기순이익 역시 크게 감소했다.
2023년 신규 수주는 2조3201억 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21%(6099억 원) 감소했다.
금호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발주 물량 감소에 따른 주택 부문 수주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토목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수주가 감소했다. 토목 부문 신규 수주는 1조11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반면 건축 부문 신규 수주는 2022년 7143억 원에서 4124억 원으로 42% 감소했다. 주택 부문 신규 수주는 1조3251억 원에서 7906억 원으로 40% 줄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 규모도 늘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2년 211.25%에서 2023년 259.75%로 48.5%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은 2957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19억 원 증가했다.
다만 금호건설은 최근 건설업계에서 불거진 유동성 문제에는 다소 거리를 둔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금호건설의 2023년 유동부채는 9227억 원으로 유동자산 1조1433억 원보다 적었다.
금호건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3년 재인수 이래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가장 영업이익이 적었던 2015년 208억 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적 개선이 박세창 부회장과 조완석 사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문제는 박세창 부회장이 금호건설 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 이후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1년 1116억 원이던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2022년 559억 원으로 절반이 줄었는데 이번에 또 반토막 아래로 감소했다.
기대를 모으던 해외 진출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금호건설은 단 한 건의 해외 수주도 하지 못했다. 해외 부문 수주잔고는 1076억 원으로 전체 수주잔고 8조4577억 원의 1.27% 정도에 불과하다.
▲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둔 경영 전략으로 불확실한 건설시장에서 금호건설의 안정적 매출을 견인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서재환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새로 승진 발탁된 조완석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시선도 떠오른다.
조 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를 맡아 부동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험을 삼가고 ‘내실 강화’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신년사에서 “금호건설은 올해 내실 강화라는 큰 틀에서 중대재해를 제로로 만들고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방식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공공부문 수주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2024년에는 강점을 살리는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건설은 전체 매출의 40%를 공공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가는 건설시장에서도 안정적 매출을 거둘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말 2720억 원 규모의 월곶~판교 복선전철 제9공구 노반 신설 기타공사를 수주했고 올해 1월8일에는 2200억 원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공공부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최근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하자 사태 등으로 실추된 금호건설의 이미지 개선 역시 박 부회장과 조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금호건설은 2023년 여름에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업무상과실치사상·증거위조·사용교사 등 혐의로 현장소장 전씨와 감리단장 최씨가 구속기소됐다. 1월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전씨는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반면 최씨는 공사 현장 감독이 미흡했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금호건설은 올해에는 신동아건설과 함께 시공한 세종 리첸시에 파밀리에 아파트의 사전점검 하자 문제로 고역을 치렀다.
1월5일부터 1월7일까지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점검에서는 △전기전용통로 화재 발생과 그로 인한 그을음 및 냄새 문제 △누수 발생 문제 △유리창 깨짐 △오물 방치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