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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전자산업-하] 제조업 통째로 중국에 밀릴 판, 두뇌산업 승부수 띄워야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2-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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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24년, 한국 전자산업이 위기에 놓였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배터리, TV, 가전 등 전방위적으로 국내 기업과 경쟁을 벌이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오랫동안 침묵하던 일본 전자 기업들도 부활하고 있어 자칫 한국 전자산업이 '넛크래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머지 않아 중국의 도전을 받을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생기고 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이 맞딱드린 상황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3회에 걸쳐 싣는다.

[상] 1위 꿰차는 중국과 부활하는 일본, 한국 ‘넛크래커’ 위기
[중] 차세대 먹거리 ‘배터리’마저 중국에 치이고, 일본·유럽에 쫓겨
[하] 제조업 통째로 중국에 밀릴 판, 두뇌산업 승부수 띄워야

 
[위기의 한국 전자산업-하] 제조업 통째로 중국에 밀릴 판, 두뇌산업 승부수 띄워야
▲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철강 등 모든 산업이 큰 도전을 받게 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비즈니스포스트] “확실한 미래 먹거리 산업이 안보인다.”

국내 산업 일선과 경제전문가, 학계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은 물론이고 가전과 TV,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최근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제조업이 중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를 비롯해 미래차, 바이오, 로봇 등 6개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으나 성장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앞으로 10~20년 뒤 우리나라의 주력 제조업이 중국에 대거 밀릴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저가형 TV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은 이미 중국기업에게 대부분의 시장을 내줬다. 게다가 올레드(OLED)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중국업체들의 스마트폰용 올레드 시장점유율이 2025년에 한국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반도체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중국 SMIC가 7나노 반도체 제조에 성공했고 중국 YMTC는 2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7나노와 200단 이상 낸드는 모두 첨단반도체의 상징적인 숫자로 여겨진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낸드플래시는 성장하는 산업이며 과점화된 D램과 달리 5~6개 기업이 경쟁 중으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 확대했을 때 2~3년 뒤에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국내 산업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동인구는 감소하고 중국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과 비교해 임금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기존에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  구조에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하드웨어(HW) 중심에서 탈피해 소프트웨어(SW)로 나아가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송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하드웨어로는 국가에 미래가 없다. 반도체도 결국에는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도 우리를 추격하고 있어 하루 빨리 하드웨어 기반 산업에서 두뇌산업(소프트웨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국내 정치권이나 재계가 모두 소프트웨어 쪽에 관심이 없으니까 IT 인재들이 국내에 남아있지 않고 다 미국으로 간다”며 “정부가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금액의 일부만 소프트웨어에 투자해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의 한국 전자산업-하] 제조업 통째로 중국에 밀릴 판, 두뇌산업 승부수 띄워야
▲ LCD 뿐만 아니라 올레드(OLED)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제조업에서는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정부의 기술보호 정책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제조업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반도체나 올레드와 같이 기술 장벽이 점점 높아지는 산업에서는 장기적으로 봐도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보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의 스타트업 지원 확대를 통해 효율적으로 미래 성장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산업의 성장은 혁신성과 생산성에 좌우되는데 이는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키워야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미국과 달리 대부분의 자금 조달을 정부에 의존하고 있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줄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이 혁신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박현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혁신적인 산업을 키우고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올해 민간 엑셀러레이터(창업 기획자)들의 가장 큰 화두도 기업-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매칭”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류근영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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