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리조트기업 모히건이 인천 영종도에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를 개장하면서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사진)이 인스파이어 카지노와 치열한 손님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는 올해 본격적으로 손님유치 경쟁을 벌인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인스파이어 리조트 개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는 파라다이스의 위험요인이다”며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개장 초기에는 신규 카지노로 수요가 몰리면서 모객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격적인 마케터 및 딜러 채용으로 인해 카지노 산업 전반의 인건비가 상승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겠다”고 전망했다.
인스파이어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3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 허가를 받으며 파라다이스와 경쟁할 구색을 완전히 갖췄다. 이는 19년 만에 국내 신규 외국인 전용카지노로 개장시기는 올해 2~4월 사이로 예상된다.
인스파이어의 카지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외국인의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업장 규모도 면적 2만4천㎡, 테이블 150개 이상, 머신 700개 이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인스파이어와 같은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게 난적이 나타난 셈이다. 두 리조트 간의 직선거리 7km도 채 되지 않는다. 차로 10분 안팎이 소요되는 거리다.
카지노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경쟁 심해질 수 있겠지만 다양한 카지노를 방문하는 VIP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카지노 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카지노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다.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쇼핑센터, 컨벤션, 스파, 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춰 가족친화적인 여가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전 회장은 2조 원에 이르는 투자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가사미를 끌여들였다. 파라다이스와 세가사미홀딩스의 합작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세워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파라다이스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327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을 거뒀다. 파라다이스 연결기준 매출의 약 46.5%, 영업이익 53.4%에 해당한다.
▲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차량으로 불과 10분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인 방한관광의 더딘 회복세에 전 회장은 지난해 끝이 약간 아쉬웠는데 올해는 인스파이어의 등장으로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내게 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중국인 관광객은 177만 명으로 2019년 전체 602만 명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23년 8월 중국정부의 단체관광을 허용 이후가 아쉽다. 같은해 9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월 25만 명으로 2019년 월 평균 50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단체관광 소식이 전해진 당시 카지노 기업 수혜가 점쳐졌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증권업계는 파라다이스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반 대중 손님의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업장 전반적으로 홀드율(전체 배팅금액 중 카지노가 승리해 가져간 금액의 비율)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간실적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파라다이스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25억 원, 영업이익 1663억 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