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타는 세포라와 함께 미국 최대의 화장품 소매 유통기업으로 불리는 만큼 토니모리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니모리는 2016년 얼타에 진출한 바 있으나 올해부터 국내 베스트셀러 제품인 ‘모찌토너’와 ‘모찌크림’ 등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미국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사실 토니모리가 미국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니모리는 2014년 9월 뉴욕 맨하튼에 미국 1호점을 열며 미국 진출의 포부를 밝혔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토니모리는 미국에 직접 개장하는 방식보다 최근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K-뷰티’ 흐름을 타고 인디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토니모리는 중심 브랜드인 토니모리뿐 아니라 튠나인이라는 서브 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위험성은 줄이면서 브랜드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배 회장으로서는 이번 미국 진출 성공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배 회장은 토니모리를 로드숍 1세대로 2009년 100호점을 오픈하고 ‘화장품 메카’인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과 H&B로 이동하면서 로드숍의 인기가 빠르게 식어갔다.
2016년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실적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며 연이어 폐점하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토니모리의 매출과 인기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실제 토니모리 매출은 사드 보복이 실현되기 직전인 2016년 정점을 찍고 사드 보복이 이뤄진 2017년엔 영업손실 1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엔 영업적자가 무려 255억 원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토니모리와 비슷한 로드숍 1세대 브랜드들은 2017년 사드보복을 기점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1세대 로드숍 브랜드인 '미샤' 창업주인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지분 29.31% 가운데 25.54%를 주식회사 비너스원으로부터 양수인 지위 승계한 리프앤바인으로 매각했다. 비너스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에이블씨엔씨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 회사다.
스킨푸드도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스킨푸드는 공격적 해외진출로 2014년부터 실적이 악화됐고 메르스, 사드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며 영업손실이 누적됐다. 결국 스킨푸드는 사모펀드인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약 2천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를 제외하면 창업주가 현재까지 경영에 참여하는 1세대 로드숍은 토니모리가 유일한 셈이다.
배 회장은 배수의 진을 치며 경영이 악화된 2020년 이후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투자를 이어왔다.
배 회장은 2021년 자신의 지분 14.1%(260만 주)를 담보로 45억 원을 차입했다. 2022년에는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약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배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아마존과 같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영업을 강화하며 해외 진출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것이 결국 결실을 맺게 돼 2023년 하반기부터 토니모리의 미국 매출이 증가하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토니모리의 연간 매출액이 14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하나증권은 올해 토니모리의 매출이 2023년 대비 22% 늘어난 1800억 원, 영업이익은 112% 증가한 181억 원으로 내다봤다.
실제 토니모리는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로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의 젊고 재미있는 제품들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해 토니모리가 글로벌 ‘K-뷰티’의 리더로 자리잡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우선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미국 메이저 채널들(얼타, 타겟)에서 성과가 나와야 하므로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