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와 현대건설 실적발표자료(IR) 등을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4분기 매출 3조9085억 원, 영업이익 951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664억 원, 영업이익 2567억 원을 거뒀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48.2%, 영업이익은 120.4% 증가한 것이다.
홍 대표는 2022년 취임 첫해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2023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플랜트사업 전문가인 홍 대표가 해외수주를 안정적으로 매출화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해외매출 6조8838억 원을 거둬 국내 매출(6조1826억 원)보다 많았다. 2022년에는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소폭 많았는데 비중이 역전됐다.
2022년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 8조8155억 원을 올렸고 국내에서 4조4309억 원, 해외에서 4조3846억 원을 냈다. 국내와 해외 매출은 2023년 각각 39.5%, 57% 증가했다.
홍 대표는 2024년 해외수주 목표도 지난해 실적보다 올려 잡았다. 현대건설이 2023년 해외수주 실적보다 올해 목표를 낮춘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수주목표로 11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6조1천억 원, 해외 5조5천억 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3년 신규수주로 국내 6조6463억 원, 해외 5조1720억 원을 거뒀다. 국내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라 국내 수주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해외수주를 늘리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17조 원으로 국내 10조7천억 원, 해외 6조3천억 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12조6727억 원, 해외 7조6657억 원의 신규수주를 한 점을 보면 보수적으로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가 든든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지속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말 기준 수주잔고 31조1678억 원(국내 22조5448억 원, 해외 8조623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29조7273억 원(국내 22조1486억 원, 해외 7조5787억 원)과 견줘 1조4405억 원가량이 늘어났다. 특히 해외부문이 1조400억 원가량 증가했다.
홍 대표는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6조5500억 원), 자푸라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3조1천억 원), 샤힌 프로젝트(패키지1·2참여) 등의 공정을 끌어올려 매출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북미 공장 추가 수주뿐 아니라 중동 지역 플랜트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 참여해 올해 해외수주 목표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6조5천억 원,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천억 원을 각각 공동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30GWh, 25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아 3조9천억 원에 이르는 수주를 확보했다.
이 공장 건립은 배터리 조지아 현지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준공에 발맞춰 속도가 나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 현지 전기차 전용공장(HMGMA) 가동을 2025년에서 2024년 말로 앞당겨 추진하고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 건립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공정률(완성공사액/기본도급액)을 보면 미국 조지아 현지 전기차 공장 94.05%, 조지아 현대모비스 공장 신축공사 54.42%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44.25%포인트, 28.96%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조지아 현지 전기차 공장과 현대모비스 공장 완공 예정일은 각각 2024년 12월31일, 2024년 7월30일로 공사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2023년 7월14일 현대엔지니어링-PGZ사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크시스토프 솔라(Krzysztof Sola) PGZ 부사장, 발데마르 부다(Waldemar Buda)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 <현대엔지니어링>
또한 홍 대표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과 폴란드 경제사절단과 동행해 USNC(캐나다)-그루파아조티폴리스(폴란드) 3자 초소형모듈원자로(MMR)사업 협력 및 현대엔지니어링-PGZ(폴란드) 건설 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홍 대표는 국내에서도 분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국내 수주목표를 낮춰 잡은 만큼 쌓여있는 분양물량 해소에 적극 나설 공산이 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만1426세대 분양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는 2023년 분양이 연기돼 올해 목표에 들어온 물량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만584세대를 분양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5978세대를 분양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프로젝트 수행역량 강화, 선별수주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고 매출 및 신규수주 확대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며 “해상풍력, 태양광, 수소, P2E(폐플라스틱 가스화), 소형모듈원전(SMR, MMR) 등 차세대 에너지분야 투자·연구개발을 계획대로 착실히 진행해 사업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