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1-23 16: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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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가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고 있는 자회사 신세계건설이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취임 첫 해부터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회사 신세계건설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한 경험이 있어 이번 신세계건설 위기도 기회로 만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자회사인 만큼 최근 부실 이슈에 대해서 이마트가 모회사로서 책임감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며 “연결기준 실적에서 신세계건설로 인해 영업손실 커지고 있는 만큼 한 대표로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신세계그룹>
신세계건설은 22일 사모사채 2천억 원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이 가운데 이마트 정보통신(IT)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 원을 사들였다. 이마트는 신세계아이앤씨 지분 35.7%를 들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2월 초 지난해 흡수합병을 결의한 신세계영랑리조트를 통해 650억 원의 자금이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신세계영랑리조트는 이마트의 완전자회사였다. 흡수합병이 진행되면서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건설 지분은 42.7%에서 70.5%까지 늘었다.
악화된 신세계건설 실적이 이마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건설로 인해 이마트 본업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신세계건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설정은 이마트 본업 확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자구책을 마련할 경우 최악의 구간은 면할 수 있겠지만 연결부채 증가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금융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의 할인점 오프라인 출점을 재개하겠다는 전략이 지연되면서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쓸 것”이라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이 그룹 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표 생각대로 자원을 쏟아부어 신규 매장 늘릴 수 있겠냐는 시각도 나온다.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지난해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쓸 것”이라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실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마트가 그 정도 ‘맷집’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 대표가 이마트를 오프라인에 집중시키는 방향이 맞다는 판단이 서면 오히려 뚝심있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에 대해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시절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이끌다가 작년 9월 이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한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사업 확장에 나섰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022년 매출 4799억 원, 영업이익 222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매출은 54.5%, 영업이익은 145.0%가 늘며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뤄낸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실적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마트의 수장으로 한 대표를 점 찍은 이유기도하다. 한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에서는 한 대표가 이마트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신세계건설 이슈와 이마트 실적 악화로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 대표가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험이 있는 만큼 이마트에서도 본인만의 전략을 펼쳐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