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S전선이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을 찾고 있다.
17일 전선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해상풍력 발전용량을 2030년까지 30GW(기가와트)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미국 전력케이블 시장에서 새 사업 기회를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찾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25년까지 적어도 16개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까지 6개의 프로젝트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에 따른 세제혜택도 LS전선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IR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30% 투자세액공제를 제공하며,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면 4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다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우 미국산 부품 비중을 40%까지 충족해야 하지만 해상풍력 산업의 경우 20%만 넘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미국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책의 변화가능성은 구 사장이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에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를 놓고 “역사상 가장 큰 세금인상이다”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표현해왔다.
구 사장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투자전략을 신중하게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현지에 헤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등 2곳에 불과해 LS전선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 사장은 지난해 해상풍력 포설전문기업 LS마린솔루션(옛 KT서브마린)의 인수를 마무리 짓고,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저케이블 가치사슬(밸류체인)은 일반적으로 발주처와 시스템공급사, 해저케이블 시공업체라는 3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는데 LS전선(시스템공급사)이 LS마린솔루션(해저케이블 시공업체)을 품게 되면서 수주역량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 LS전선이 해상풍력단지에 케이블을 공급하는 모습. < LS전선 >
여기에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단기적 침체요인으로 꼽혔던 금리인상 기조도 올해 경기회복 예상에 따라 완화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해상풍력 시장의 단기적 침체요인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여 LS전선의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해저케이블에 원자재인 구리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LS전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구리는 케이블 원재료비의 60~70%를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로 케이블 판매가격과 밀접하게 연동돼 수익성과 직결된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구리가격은 2023년 10월5일 톤당 7812.5달러를 찍은 뒤 2024년 1월16일 기준 톤당 8280달러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매체 CNBC는 피치솔루션의 연구기관 BMI를 인용해 구리가격이 2025년까지 75%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씨티은행 측은 “미국과 유럽 경제의 연착륙과 글로벌 경기의 빠른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더해 최근 COP28 기후변화회의에서 60개 이상의 나라들이 2030년까지 전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린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구리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도 구리가격 상승이 LS전선 제품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LS전선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S전선은 구리가격 상승과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 2530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연내 미국 해저케이블 신공장 계획에 따른 사업구체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