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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정부에 뜨거운 감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수도권 역풍 우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01-16 16: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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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정부에 뜨거운 감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수도권 역풍 우려
▲ 2023년 8월17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울산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은 주요 원전 등이 위치해 전력자급률이 높은 지자체 가운데 하나다. <울산시>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도입을 놓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놓고 부산 등 전력 자립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기대가 크지만 자칫하다가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종합적 검토를 위한 용역이 최근 발주됐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발전원과 거리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할 수 있는 제도다. 현행법에 따르면 허용되지 않지만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올해 6월14일부터 시행된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시행을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입법예고했다. 현재 1월29일까지 의견제출 기간이 진행 중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놓고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저희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계속 챙겨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산업부의 입법예고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관련한 내용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향한 정부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처음 발의한 뒤 국민의힘에서 박수영 의원의 대안발의를 통해 법에 들어온 제도다.

기피 시설로 꼽히는 발전소를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력 생산은 지방, 전력 소비는 수도권’ 구조를 비판하는 여론이 반영됐다.

2021년 기준으로 지역별 전력자급률을 보면 서울은 11.3%, 경기도는 61.6%다.

반면 인천은 242.9%, 충남은 227.92%, 부산은 191.5% 등으로 화력발전소 혹은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은 전력자급률이 200% 안팎이다.

지역 내 필요한 전력의 두 배 안팎 혹은 그 이상을 생산해 서울, 경기도로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부산 등 지역별 전력자립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해 발전소 인근의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싸게 만들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등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수영의 우아한 TV’ 영상을 통해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부산의 전기요금이 싸지기 때문에 전기 다소비 업종이 부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총선 앞두고 정부에 뜨거운 감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수도권 역풍 우려
▲ 안덕근 산업통상장권부 장관이 후보자이던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로서는 마냥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전력자급률이 낮은 수도권에서는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오르는 효과가 나는 만큼 부정적 여론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를 비롯한 여권의 정치적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16일 관계부터 합동으로 ‘설 민생대책’을 발표하면서 취약계층 365만 호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인상분의 적용 유예를 지난해에 이어 1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하는 등 전기요금 문제와 관련한 민생대책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결국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관련 논의는 총선 이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분산에너지법 후속 이행과제와 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여러 논란이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조금 더 의견 수렴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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