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탑재할 엑시노스와 스마트폰 기기 간 최적화에 성과를 내며 성능을 크게 끌어 올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성능이 높아진 엑시노스를 발판으로 과거 곤욕을 치렀던 이른바 ‘AP 리스크’를 털어내고 갤럭시S 시리즈의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스마트폰에서 AP 리스크를 털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0일 샘모바일 등 외신과 IT정보유출자(팁스터)의 말을 종합하면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의 벤치마크 점수가 기존보다 대폭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갤럭시S24플러스의 벤치마크 점수는 기존 2067(싱글코어)·6520(멀티코어) 포인트에서 최근 2193(싱글코어)·6895(멀티코어) 포인트로 상승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된 갤럭시S24울트라의 벤치마크 점수는 기존 2234(싱글코어)·6807(멀티코어)포인트에서 최근 2297(싱글코어)·7104(멀티코어)포인트로 나타났다.
글로벌 IT매체 샘모바일은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한 갤럭시S24 울트라가 계속해서 엑시노스2400을 적용한 갤럭시S24 플러스 나은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엑시노스가 상당한 발전을 이뤄 스냅드래곤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AP 최적화를 위해 많은 것을 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공개할 갤럭시S24에 탑재되는 AP를 이원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 AP 스냅드래곤이,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는 삼성전자 AP 엑시노스가 사용될 것으로 전해진다.
노 사장은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는 국가 및 지역, 통신사 등에 맞춰 엑시노스 탑재 모델과 퀄컴 AP 탑재 제품을 모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AP 이원화 전략이 갤럭시S24에서 처음 도입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능과 관련해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외매체 포브스는 “서로 다른 AP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 사이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수의 소비자들은 과거 삼성전자와 퀄컴의 AP가 적용된 스마트폰의 성능 차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 더 나은 선택지로 꼽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과거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엑시노스 2200과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로 이원화해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엑시노스2200이 적용된 갤럭시S22의 발열문제와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에 따른 게임 성능 저하로 곤욕을 치르면서 이듬해인 2023년 갤럭시S23 시리즈에서는 전량 퀄컴의 AP를 사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갤럭시S24 시리즈가 출시된 뒤 엑시노스를 탑재한 제품이 퀄컴 AP와 비견할 만한 성능을 보이게 된다면 노 사장은 AP 리스트와 관련해 명예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노 사장은 향후 차세대 갤럭시S 시리즈를 제작할 때 퀄컴과 AP 조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는 스마트폰 제조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DX부문(MX부문 포함)은 그해 1~3분기 누적으로 AP 구매에만 전체 원재료 구매 금액의 18.1%인 8조9898억 원을 사용했다. 2022년 3분기까지 AP 구매비중이 13.9%였던 것과 비교해 4.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AP 구매비용이 급증한 것은 물가상승과 함께 퀄컴이나 미디어텍과 같은 외부에서 구입하는 물량이 더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엑시노스가 일부 적용된 갤럭시S21, 22와 달리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된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셔 프로세서 엑시노스 이미지. <삼성전자>
노 사장은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차기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의 비중을 더 늘려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죌 공산이 크다.
노 사장은 2023년 1분기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인플레이션 심화 국면에서 갤럭시S23시리즈로 앞세워 반도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 전체 실적 방어에 기여한 바 있다.
퀄컴의 AP를 전량 탑재한 갤럭시S23 시리즈로 실적방어에 기여했던 만큼 올해 엑시노스를 병행 적용하는 갤럭시S24시리즈가 흥행한다면 실적 개선은 지난해보다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노 사장은 엑시노스와 성능 최적화를 이룬 갤럭시S24에 세계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내장해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채비를 하고 있다.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갤럭시S24가 엑시노스와 최적화를 이뤄낸다면 AI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AI폰과 이머징마켓 수요 회복에 힘받아 2023년보다 4.1% 성장한 11억9천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한 갤럭시S24의 완성도가 높게 나오게 된다면 대규모 기기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