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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하이브리드로 반등 노려, 가격인하로 판매 보릿고개 버틴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1-09 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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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하이브리드로 반등 노려, 가격인하로 판매 보릿고개 버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11월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3'에 연사로 나서 회사의 미래 모빌리티 성장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초 가격을 내려 출시한 'XM3 E-테크 하이브리드 포 올'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작년에도 브랜드 대표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강수를 뒀지만 '신차 공백'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형 XM3 하이브리드가 출시 초기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드블레즈 사장이 올해 본격 가동할 하이브리드 중심 전동화 전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새해 첫날 "2024년을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한다"며 가격을 내려 출시한 XM3 E-테크 하이브리드 포 올의 최근 일주일 동안 평균 계약 건수가 작년 하루 평균 계약 건수와 비교해 9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1일 신형 XM3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며 트림별 가격을 기존보다 각각 370만 원 내린 RE 포 올 2795만 원, 인스파이어 포 올 3052만 원으로 책정했다.

르노코리아가 정확한 계약 대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 XM3 하이브리드의 연간 판매량이 1498대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7일 동안 신형 XM3 하이브리드는 월간 1230대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는 계약 추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계약 건수는 작년 일평균보다 10배 넘게 뛴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최악의 판매 보릿고개를 지나며 선택한 드블레즈 사장의 '고육지책'이 일단 제대로 먹혀 든 셈이다.

아직 출시 직후라 판매 기세가 수그러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작년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었던 드블레즈 사장에게 신형 XM3 하이브리드에 쏠린 높은 관심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르노코리아는 프랑스 르노그룹, 중국 길리(지리)그룹과 함께 올 하반기를 목표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하이브리드차(오로라1)를 출시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이에 2023년 오로라 프로젝트에 '올인'한 드블레즈 사장은 신차 없이 나선 판매경쟁에서 전년보다 38.5% 꺾인 10만4276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내수판매는 2022년보다 58.1%나 꺾인 2만2048대에 그쳤는데 이는 작년 4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 단 1차종의 연간 판매량(2만3656대)에도 못미치는 기록이다.

드블레즈 사장이 브랜드 대표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강수를 둔 것은 신형 XM3 하이브리드가 처음은 아니다.

드블레즈 사장은 앞서 2023년 9월에도 바닥을 친 내수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대표 볼륨 모델 QM6 가격을 최대 195만 원 내렸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반면 신형 XM3 하이브리드는 가격을 내려 출시한 뒤 가솔린 모델을 제외한 하이브리드모델 만으로 작년 르노코리아 전체 월평균 내수 판매량의 약 60% 이상을 차지할 만한 초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신형 XM3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판매실적 후퇴를 방어한 뒤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 신차 오로라1 차량 출시를 시작으로 르노코리아 전기차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XM3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024~2025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신차를 생산해 라인업 전면에 배치하고 2026년 이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드블레즈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르노코리아의 전동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 하이브리드로 반등 노려, 가격인하로 판매 보릿고개 버틴다
▲ XM3 E-테크 하이브리드 포 올. <르노코리아>
오로라1 차량은 지난해 10월 프로토타입이 나왔는데 올 6월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최초로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로라1에는 볼보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르노코리아는 볼보의 준대형SUV XC90 등에 적용됐던 CMA 플랫폼 도입으로 국내에서 수요가 많은 중형(D세그먼트) 이상 모델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장하며 국내 판매 반등의 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한국을 새로운 중대형 차량 수출 허브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오로라1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전략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중·대형급 하이브리드 신차(오로라2)를 출시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이뿐 아니라 르노코리아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 모델인 오로라3 프로젝트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개로 내년부턴 북미와 국내에 판매할 스웨덴 전기차업체 폴스타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4를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한다. 

르노코리아는 2020~2021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 데 2015~2018년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수출 계약이 2019년 종료된 영향이 컸다.

2019년 9만 대에서 2020년 2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던 르노코리아 수출 실적은 2021년 유럽 선적을 시작한 XM3의 활약에 힘입어 2021년 7만1673대, 2022년 11만7020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1년 여의 신차공백 속 XM3의 신차효과도 빛을 잃으며 작년 수출은 8만2228대로 후퇴했다.

폴스타발 전기차 일감은 르노코리아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수출실적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XM3 하이브리드가 르노코리아의 본격 신차 사이클 돌입에 앞서 지난 1년 동안의 판매 부진을 벗어나는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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