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을 한진그룹에 넘긴 뒤에도 한진해운 간판을 달고 해상 운송주선업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유수홀딩스와 한진해운이 별개의 회사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유수홀딩스가 한진해운의 영업망에 기댄 채 수백억 원의 이익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유수홀딩스의 100% 자회사이자 선박 운송주선업을 하는 유수로지스틱스(옛 한진로지스틱스)는 전세계 18개 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14개가 올 상반기까지 한진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진해운이 수십년 동안 전 세계 화주들과 쌓아온 신뢰관계를 영업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스로지스틱스는 올해 상반기 유수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2475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93억 원을 차지했다.
유수로지스틱스 외에 다른 유수홀딩스 계열사들도 한진해운과 직접 거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박관리업을 하는 유수에스엠은 올해 6월 말 기준 77척의 배를 관리하는데 이 가운데 62척이 한진해운 배였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싸이버로지텍은 2015년 영업이익률 44.5%를 올렸는데 일감의 상당 부분을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에서 따왔다. 싸이버로지지텍는 지난해 매출 1173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을 거뒀다.
유수홀딩스는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데 매년 건물 임대료로 140억 원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9일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 “계열 분리 당시 유수홀딩스의 한진해운 의존도는 38% 정도였으나 지금은 16%까지 줄었다”며 “두 회사는 사실상 별개의 회사”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사재출연 등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배숙 국민의당 비대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 회장은 악어의 눈물을 거두고 한진해운 물류대란 및 구조조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최 회장과 두 자녀가 한진해운 경영으로 얻은 자산만 1500억 원대에 이른다”며 “최 회장이 청문회에서 말한 것처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 유수홀딩스의 지분을 출연해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과 두 자녀가 보유한 유수홀딩스 주식가치는 약 68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민의당은 최 회장의 ‘가정주부’ 발언도 공격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수익은 재벌 회장만큼 받지만 책임을 가정주부만큼 지겠다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초래한 당사자로서 있어서는 안 될 후안무치한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최 회장은 9일 청문회에서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의원들에게 “제가 가정주부로 집에만 있다 나와서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