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1-08 16: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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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청룡의 해 코스피 1호 공모주 타이틀에 도전하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을 필두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흥행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조 단위’ 시총을 노리는 첫 주자인 만큼 공모주 투자심리와 향후 대어급 공모주 등판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에이피알이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 입성에 도전한다. <에이피알>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코스피시장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상장을 무사히 마친다면 올해 첫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어가 될 전망이다. 에이피알의 희망 공모가는 14만7천~20만 원으로 상장 뒤 시가총액은 1조1149억 원~1조5169억 원에 이른다.
투자심리 냉각에 상장을 미뤘던 대어들이 올해 IPO시장에 돌아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첫 조 단위 대어 에이피알의 흥행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에이피알이 대형주를 향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확인하는 가늠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말 공모주 시장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IPO의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따따블(공모가의 4배로 상승)을 기록한 기업이 3곳이 나오는 등 활기를 되찾았다.
올해 초 에이피알과 함께 주목받았던 엔카닷컴이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상장을 철회하면서 에이피알 흥행 여부가 연초 IPO 시장 분위기에 특히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이 IPO 일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마린솔루션이 IPO를 청구한 상태다”며 “1분기 주식시장의 흐름 및 IPO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어급 IPO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 기업이다.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등 뷰티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널디,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인 포토그레이를 보유하고 있다.
▲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대 넘게 판매됐다. 사진은 메디큐브 에이지알 5종.
이 가운데 여배우 김희선 피부미용기기로 불리는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2021년 3월 출시 이후로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지난해 누적 3분기 기준 에이피알의 매출 40.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 유재석을 브랜드모델로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가 매출의 29.4%를 차지하면서 핵심 브랜드 위치에 있다.
에이피알은 2020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IPO 재도전에 나선다.
에이피알은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했으나 당시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으면서 예비심사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3년 동안 실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노선을 바꿨다.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3717억 원, 영업이익은 6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9%, 277.6% 각각 증가했다. 분기기준 2023년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화장품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양호한 점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컬리와 오아시스 등 유통업계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는 등 소비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 뷰티스킨, 마녀공장이 양호한 성적으로 상장에 성공하면서 화장품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이에 에이피알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올리브영, SSG닷컴 등 유통업계 대어들이 상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피알은 22~2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2월1~2일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예비심사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게 됐다”며 “이어지는 증권신고서 제출 및 전반적인 상장 과정에 만전을 기해 성공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