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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길을 묻다] 청년층에 노후대비는 먼 이야기, 필요성 알지만 현실이 먼저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1-05 14: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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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당신의 노후 계획은 안녕하십니까. 초고령화가 저출산과 맞물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수급자 급증으로 사실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늘고 있다. 부부기준 노년 월 기대 소득 평균치는 300만 원 이상이다. 공적연금이 흔들리며 개인연금시장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죽을때까지 월 300만 원’을 향한 면밀한 설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신년기획으로 100세 시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후 계획'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초고령화와 저출산, 준비 없으면 실버리스크 점점 더 커진다
② 국민연금만 쳐다보는 한국인, 사실상 세금 될 판
③ 다가오는 연금 고갈, 여야 정쟁에 개혁 시기는 오리무중
④ 낮아진 기대감에 사적연금마저 깬다, '100세 시대' 인프라 흔들
⑤ 청년층에 노후대비는 먼 이야기, 필요성 알지만 현실이 먼저
⑥ 치솟는 노후비용, 사적연금 준비 빠르고 많을수록 좋다
⑦ '연금탑' 이제 필수, 디폴트옵션 연금저축 ISA 최대한 활용을
⑧ [인터뷰] 김동엽 미래에셋 상무 “편안한 노후, 곳간형 자산과 우물형 자산 필요"
⑨ [인터뷰] 신영증권 이사 민주영 "퇴직연금, '꽁돈' 아닌 노후 근간" 


[비즈니스포스트] “과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청년 직장인 대부분은 국민연금을 두고 이같은 분노와 체념 사이 반응을 내놓는다. 초고령화와 저출산으로 국민연금의 실효성을 향한 의구심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사적연금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노후, 길을 묻다] 청년층에 노후대비는 먼 이야기, 필요성 알지만 현실이 먼저
▲ 청년층은 팍팍한 경제적 현실에 노후대비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구직청년들이 2023년 11월8일 경기 용인 단국대학교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보습. <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을 버티기도 팍팍한 경제적 여건 속에서 청년들에게 사적연금을 통한 노후대비는 멀게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30세대는 경제적 여유 부족 등에 따라 당장 현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전날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존재를 알고도 가입하지 않은 이들의 비율은 92.5%에 이르렀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정부가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만든 대표 정책이다. 5년 동안 매달 70만 원씩 납입하면 최대 5천만 원을 모을 수 있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연 6% 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수준을 훌쩍 뛰어넘지만 청년들에게 외면받은 것이다.

경제적 부담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가입자격 조건 제한뿐 아니라 5년 장기납입과 최대지원을 위한 납입한도액 등이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경제적 팍팍함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 12월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개인회생신청자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 비중은 15.2%였다. 2020년(10.7%)보다 4.5%포인트 가량 늘었다.

미래소득을 미리 당겨쓰는 모습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2만3225명 가운데 절반이 39세 이하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청년지원책은 줄어드는 조짐마저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청년 목돈 마련은 물론 종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기여한 내일채움공제 올해 사업예산은 지난해보다 42% 줄었다. 사실상 2023년 가입자까지만 혜택을 받는 구조가 돼 버렸다.

청년층이 당장의 자산형성도 어려워 노후대비는 생각도 하기 힘든 셈인데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차 금융교육협의회’에서 2030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짚었다.

금융위는 “청년가구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30% 이상인 가구주 비율이 최근 10년 동안 급등하는 등 부채상환능력이 악화하고 있다”며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보다 소득발생 기간이 적어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노후, 길을 묻다] 청년층에 노후대비는 먼 이야기, 필요성 알지만 현실이 먼저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2023년 12월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금융교육지원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2030 청년 금융교육 강화방안 등이 논의됐다. <금융위원회>

금융위는 미래 대비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청년세대의 특성이 녹아 있다고 보고 우선적으로 금융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을 세웠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한국 성인의 금융이해력 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높지만 세부항목별 결과를 보면 2030의 경우 다른 연령대보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낮은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단순 금융지식 전달에만 그쳐온 금융교육 방식을 반성한다”며 “향후 지식과 행동 사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효과적 금융교육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층도 일정 부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국민연금 고갈위험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적연금에 관한 청년층의 높은 관심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매일경제신문이 어피티와 2030세대 277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가운데 49%, 30대 답변자 가운데 49.6%가 개인연금을 국민연금보다 앞선 가장 중요한 노후 대비 수단으로 지목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노후 준비 교육사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자산관리에 대한 전반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년층도 이전보다 저축연금, IRP(개인형퇴직연금) 등 노후 준비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다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저축보다 현재가 중요한 만큼 가입시 더 많은 혜택, 해지시 더 많은 패널티를 주는 상품을 통해 청년층의 장기저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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