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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2024년 총선 100일 플랜 돌입, 별의 순간 잡을까 놓칠까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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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143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동훈</a> 국민의힘 2024년 총선 100일 플랜 돌입, 별의 순간 잡을까 놓칠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3년 12월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정신을 발휘해 국민의힘의 이순신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은 이제 100일이다.

당에서 기대하는 대로 중도층과 수도권에서 흥행을 일으켜 총선 승리를 이끈다면 차기 대선주자로 넘볼 수 없는 위치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만은 않다.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지원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한 위원장이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첫 스텝부터 꼬이면서 생각보다 먼 길을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취임식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승리를 위한 강한 의지와 각오를 드러냈다.

한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현장에서 술렁임이 있을 정도로 예상밖의 행보였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의 출마지를 두고 종로에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는 인천 계양을, 그리고 비례대표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선택은 파격적이고 과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선당후사 대신 선민후사 해야한다"며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일단 자신의 당선부터 내려놓은 모습을 보인 만큼 총선 전략 역시 개인이나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부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의 성공 당락은 우수한 후보자를 공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인요한 혁신위원장 주도 아래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희생’을 골자로 한 혁신안이 의제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이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울산 재출마를 사실상 표명했고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도 마찬가지다. 영남권 중진 가운데 장제원 의원만이 압박을 못 이겨 불출마 의사를 표했다. 

한 위원장은 당보다 국민을 내세우며 “국민께 헌신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고, 실력있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쇄신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공천 갈등을 최소화해야만 총선 승리로 연결할 수가 있다. 한 위원장이 당내에서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를 어떻게 잠재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은 매선거 때마다 계파갈등 등으로 공천파동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20대 총선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공관위 추천장에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한 ‘옥새파동’ 사태를 들 수 있다. 옥새파동의 결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야당에 처참히 패배했다. 
 
한 위원장은 지명직 비대위원 가운데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7명의 위원을 비정치인들로 구성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중도층 확장과 수도권 표심 공략의 기틀을 놓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들을 발탁하면서 전향한 운동권 출신과 이재명 저격수 등 민주당과 대척점에 있는 인사들도 발탁해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이라는 취임사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한 위원장이 취임사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그리고 운동권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데다 비대위 구성에도 이념적 성향이 뚜렷한 인물을 배치하면서 정치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극단적 지지자들로만 구성된 ‘개딸전체주의’ 정당으로 규정했다. 협상보다는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판단하는 점이 중도층 공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한 위원장이 확장성을 가지고 공략하고자 하는 집단은 ‘무당층’ 혹은 ‘Swing Voter(스윙보트)’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30%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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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7월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이재명 민주당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실력과 자세’를 갖춘 인물들을 통해 동료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듯 국민의힘에서 내는 확장성 있는 정책들과 실력 있는 후보들을 통해 이들의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는 총선 이후 거취까지 내다보는 판단들도 더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우선 한 위원장이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논란의 여지없이 차기 대선주자로 넘볼 수 없는 위치를 굳힐 것이 자명하다. 굳이 원내에 몸담지 않더라도 장외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가져갈 수 있다.

한 위원장은 이미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해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갈 만한 곳은 많지 않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3년여 남은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자리는 국무총리와 서울시장 정도로 압축된다. 

국무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재 인준 가능성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에만 오를 수 있다.

한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취임하면 국정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차기 대선 출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2인자인 국무총리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사례가 없는 점과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로 국정 운영에 책임을 지는 모습이 되는 점 등은 부담이다.

한 위원장이 향후 서울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헌정 사상 최초로 4선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차기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2027년 차기 대선 때 오세훈 시장은 65세로 사실상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오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다음 서울시장에 불출마하게 되면 한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거치며 행정 경험을 갖추고 대선 주자로 거듭난 만큼 현재 50세로 젊은 한 위원장 역시 이같은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위원장은 설령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 해도 불출마 선언을 통해 최소한의 명분을 마련해둔 만큼 일선에서 후퇴해 정치권 재등장 시기를 모색할 여지가 없지 않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해 기저가 낮은 데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한 위원장이 어느 정도만 성과를 낸다 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03석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180석에 압도당했다. 한 위원장이 총선 승리의 눈높이를 어디에 둘지는 알 수 없으나 22대 국회에서 1당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21대 국회보다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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