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블릿뱅킹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시장에 비대면화 시스템이 확산되고 빅테크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포에만 의존하는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구축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이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태블릿뱅킹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21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 을지로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에서 ‘IBK태블릿뱅킹 구축사업’ 제한경쟁입찰을 위한 업체들의 제안 발표회가 진행됐다.
태블릿뱅킹은 은행 직원이 은행 외부에서도 고객과 마케팅 정보를 확인하고 전자방식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디지털 영업지원 도구를 말한다.
태블릿뱅킹 구축사업은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10개월에 걸쳐 준비된다. 사업비만 해도 약 73억3700만 원이 책정됐다.
기업은행의 태블릿뱅킹이 다른 시중은행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개인이 아닌 중소기업에 특화됐다는 점이다.
김 행장은 개인금융 중심의 시중은행들의 태블릿뱅킹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최적화된 콘텐츠와 마케팅 노하우를 담아 시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완성형 기업디지털 채널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기업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태블릿뱅킹에 활용해 직원들의 기업고객 상담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고 변화하는 고객 요구에 맞춘 차별화된 디지털 영업지원 도구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개인금융과 비교해 기업금융 분야는 아직 디지털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개인 여신업무의 경우 비대면 업무가 자리를 잡고 있으나 기업 여신업무는 아직까지 종이서류에 의한 약정 작업 등의 대면절차가 남아 있어 고객 편의성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화가 필요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은 전자방식의 업무 처리를 통해 편의를 제공받고 직원은 간소화된 업무 절차로 처리 효율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블릿뱅킹은 기업금융 분야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김 행장의 디지털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김 행장은 올해 4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업은행은 기업디지털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금융의 선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IBK기업은행 태블릿뱅킹은 중소기업대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7965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늘어난 2조1220억 원을 거둬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호실적은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고객의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역량 강화는 이러한 실적 성장세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20조7천억 원에서 2023년 9월 기준 231조7천억 원까지 늘어났다. 2023년 9월 기준으로 중소기업대출시장점유율 23.2%를 기록하고 있다.
김 행장은 태블릿뱅킹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도 현장 직원들의 의견과 사용행태 등을 분석해 고도화하는 방안을 세워두고 있다.
현장에서 기업 정보를 바로 조회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여신 정책자금 정보를 제공하고 그 자리에서 여신 적합성 여부도 판단하며 투자상품 방문판매를 위한 모든 과정을 전부 디지털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태블릿뱅킹 제안요청서에서 “태블릿뱅킹으로 영업점 핵심 역량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완결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